▲ 이승엽(오른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은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이승엽의 두 번째 은퇴 투어를 맞이한 kt 내야수 정현은 상대 팀인데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현은 프로 시작을 이승엽과 함께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3년 삼성에 1라운드 전체 8번으로 입단했다. 일본을 거쳐 전년도에 삼성에 돌아온 이승엽과 함께했다.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정현은 "사실 그 땐 워낙 대선배이셨기 때문에 말도 못 걸었다"며 "그런데 지금 돌아봤을 때 하나 기억이 나는 일화가 있다. 2013년 대만에서 치른 아시아시리즈였다. 준결승전에서 내가 실책을 해서 3위로 끝났다. 경기가 끝나고 방망이 하나 받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서 이승엽 선배님 방을 찾아갔다. 그 때 선배님께서 방망이와 함께 이렇게 말을 해 주셨다. '넌 어리니까 못 먹어도 고(go)해라"는 조언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은 '어리니까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야구만 하라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야구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정현은 2014년 시즌이 끝나고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입단했다가 이승엽과 갈라섰다. 입대하기 앞서 삼성이 제출한 보호 명단에서 풀려 신생 팀 kt의 전력 보강 선수로 지명을 받았다. 제대하고 올 시즌 kt에 합류했다.

정현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성적을 끌어올려 1군에서 데뷔하고 가장 많은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 출루율 0.370, 장타율 0.401을 기록하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정현을 올 시즌 가장 크게 성장한 선수로 꼽았다.

정현은 "이승엽 선배님께서 주신 방망이로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꽤 잘쳤다. 그런데 부러져서 지금은 못 쓰고 있다. 조각이라도 간직하고 싶었는데 두동강이 나서 그러지 못했다"고 애써 웃었다.

또 "선배님은 안타 하나 홈런 하나가 기록 아닌가. (올 시즌이 끝나고) 더이상 기록이 이어지지 않다는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kt 감독은 "이승엽은 존경하는 선수다. 잘하는 선수는 많아도 존경받는 선수는 드물다. 기록 뿐만 아니라 자세가 그렇다. 야구만 잘한다고 해서 슈퍼스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은퇴 행사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치러지는 삼성과 kt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펼쳐진다.

첫 번째 은퇴 투어 행선지였던 대전에선 한화가 김태균과 정근우 등 한화 선수들의 응원 문구가 담긴 베이스, 대전과 청주구장에서 이승엽이 달성한 기록을 새긴 현판, 그리고 송진우가 등장해 보문산의 상징인 소나무 분재를 선물했다.

kt 관계자는 "한화를 참조해 뜻깊은 선물을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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