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18 시즌 세리에A 주요 이적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절대 군주'가 존재한다. 지난 6시즌 동안 내리 스쿠데토를 차지한 유벤투스다. 밀라노를 연고로 하는 두 라이벌이 주춤하는 사이 홀로 이탈리아 무대를 평정하고 유럽 클럽대항전까지 진출해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유벤투스는 여전히 우승에 가까운 팀이다. 그러나 추격자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차이나 머니'로 대대적 보강에 나선 전통의 명가 AC밀란이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명가 재건'의 꿈을 현실로 만들려고 한다.

지난 시즌 2위와 3위를 차지한 AS로마와 SSC나폴리 역시 주목해야 한다. 로마는 새로운 감독과 시즌을 맞지만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중원의 힘이 강력한 만큼 이번 시즌에도 선전이 기대된다. 나폴리는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주축 선수들이 고스란히 다시 스쿠데토를 향해 도전에 나선다. 공격 축구로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인터 밀란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인물이 바로 세리에 A 경험이 풍부한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다. 주로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여름 이적 시장을 보냈다. '다크호스'로선 손색 없다.

유벤투스(2016-17 시즌 1위, 29승 4무 5패, 승점 91점, 77득점 27실점)

팀을 떠난 선수들의 무게감이 가볍지 않다. 수비의 중심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측면에서 맹활약했던 다니 아우베스가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 세리에 A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던 선수들이다. 중원에서 백업으로 활약했던 마리오 르미나도 팀을 떠났다.

그러나 유벤투스의 무게감이 떨어지진 않는다. 곤살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 미랄렘 퍄니치, 조르지오 키엘리니 등 다른 주축 선수들은 팀을 지켰다. 잔루이지 부폰도 여전히 골키퍼 장갑을 낀다. 여기에 새 얼굴 수혈에도 공을 들였다. 더글라스 코스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블레즈 마투이디, 마티아 데 실리오 등 떠나간 선수들을 대신하고, 팀을 강하게 할 선수들이 합류했다. 보누치 대신 임대에서 복귀한 다니엘레 루가니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시즌 전적은 들쭉날쭉하고,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에선 라치오에 2-3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불안할 이유는 없다. 사령탑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전술적 밸런스를 잡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선수 영입에도 신경을 쓴 만큼, 시간이 곧 경기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디펜딩 챔피언'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에도 우승 컵 가장 가까이에 있다.

▲ '우승은 질리지 않는다.' 6시즌 내내 우승을 차지한 유벤투스.

AS로마(2016-17 시즌 2위, 28승 3무 7패, 승점 87점, 90득점, 38실점)

AS로마는 몇몇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역습을 이끌던 모하메드 살라와 힘이 넘치는 수비를 펼치던 안토니오 뤼디거가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그러나 유망한 선수들로 적절한 보강을 마쳤다. 터키의 샛별 젱기즈 윈데르가 살라의 공백을, 릭 칼스도르프가 뤼디거의 빈 자리를 메울 것이다. 그 외에도 힘을 보탤 선수들을 엑토르 모레노, 알렉산다르 콜라로브, 막심 고날롱 등을 영입했다. 아직 '확신'의 단계는 아니지만 시즌 결과를 어느 정도 기대해 볼 만하다.

프리시즌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새로운 에우제비오 디 프란체스코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단단한 수비에서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새 감독과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다. 프리시즌에서 토트넘과 난타전 끝에 3-2로 이긴 것을 제외하면 승리가 없다. 지난 시즌 특기였던 역습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키느냐, 그리고 수비력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나폴리(2016-17 시즌 3위, 26승 8무 4패, 승점 86점, 94득점, 39실점)

지난 시즌의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키고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했다. 지난 17일 UCL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팀' OGC니스를 2-0으로 완파하며 경기력엔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사리 감독은 매우 공격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다. 지난 시즌 세리에 A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팀도 나폴리다.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끊임없이 공격한다. 최전방에 카예혼-메르텐스-인시녜 스리톱은 크지 않지만 빠르고 날카롭다. 수비 뒤 공간을 파고 드는 능력이 매우 위협적이다.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이 뒤를 받치는 마렉 함식은 공수 양면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다. 주축이 고스란히 남았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도 나폴리는 요주의 팀이다.

문제는 강팀과 대결이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UCL 16강전을 비롯해 수준이 높은 팀과 경기에서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 4번의 패배는 1위 유벤투스, 2위 AS로마, 4위 아탈란타(2패)를 상대로 기록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고, 상대가 압박을 벗어나면 경기 흐름을 잃었다. 나폴리가 매력적인 팀인 것은 확실한 팀 컬러 때문이지만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면 플랜B도 필요하다.

▲ '중국발 머니의 힘' 새 얼굴과 함께하는 AC밀란.

AC밀란(2016-17 시즌 6위, 18승 9무 11패, 승점 63점, 57득점 45실점)

지난 시즌 성적만 보면 우승 후보로 넣는 것이 머쓱한 팀이다. 그러나 유럽 전체를 봐도 밀란만큼 화끈한 여름 이적 시장을 보낸 팀은 없다.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두루 영입을 마쳤다. 새로운 팀이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부폰의 후계자로 알려진 잔루이지 돈나룸마까지 붙잡는 데 성공했다. 2000년대 유럽 전체를 호령했던 밀란의 위상 찾기를 위한 판은 깔았다.

이제 어떻게 조직력을 다질 것인지가 문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조상들의 격언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각기 다른 리그에서 활약했고, 국적마저 다양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인 것은 눈에 띄는 스타플레이어만 영입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베테랑 루카스 비글리아, 헌신적인 프랑크 케시에 등 동료들을 받쳐줄 선수들을 영입했다. 레오나르도 보누치, 마테오 무사치오가 합류한 수비진도 든든해졌다.

프리시즌 동안 담금질을 했지만, 실전을 치르면서 경기력이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시간은 필요하다. 감독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빈첸초 몬텔라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뛰어난 선수들의 영입과 함께 몬텔라 감독이 바라는 공격 축구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인터 밀란(2016-17 시즌 7위, 19승 5무 14패, 승점 62점, 72득점 49실점)

우승 후보로 쳐주기엔 조금 부족한 또 다른 팀이다. 지난 시즌 순위는 고작 7위다. 마우로 이카르디(34경기 24골 7도움), 이반 페리시치(36경기 11골 11도움), 안토니오 칸드레바(38경기 6골 11도움) 등 공격진은 어느 정도 제 몫을 했다. 팀 득점은 72점으로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패배가 너무 많다.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의 '다크호스'로 뽑기엔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베테랑 지도자인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존재다. 그는 이번 시즌부터 인터 밀란을 이끈다. 그는 AS로마에서 팀에 전술적 색채를 부여하는 데 능력을 보였다. 장점은 공격력 극대화와 함께 수비 안정은 필수다. 프리시즌 동안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역습을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인터 밀란은 프리시즌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름 높은 선수 영입은 없었지만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했다. 피오렌티나의 중원을 책임졌던 발레로와 베시노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동시 영입으로 시너지를 바랄 만하다. 공격력이 뛰어난 왼쪽 수비수 달베르치와 중앙 수비수 밀란 슈크니아르를 영입하면서 뒷문 단속에도 나섰다. 밀라노의 라이벌 AC밀란처럼 시끄러운 여름은 아니었지만, 충실하게 할 일을 하면서 보냈다. 유벤투스, AC밀란에 버금가는 '명문'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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