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만 해도 힘들다." 서울과 울산, 울산과 서울. 두 팀의 맞대결은 언제나 치열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뷰뉴스는 경기를 미리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볼 생각이다. 이번 주말에도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2위 울산 현대, 5위 FC서울이 맞대결을 펼친다.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7라운드, 실리와 자존심이 모두 걸린 한 판. 알고보면 더 재밌다. '스포일러' 한다고 재미가 떨어지랴.<편집자 주>

1. Against(상대 전적): '수비' 울산 vs '공격' 서울

울산 : 울산의 득점 마진은 '0'이다. 득점과 실점이 27점으로 같다. 상위 5개 팀(전북 현대, 울산, 수원 삼성, 제주 유나이티드, FC 서울) 중 득점 마진이 유일하게 플러스가 아니다. 이렇게 보면 현재 순위 2위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점이 전북과 제주에 이은 3위다. 단단한 수비가 현재의 순위를 이끌었다. 울산의 포백은 이번 시즌 K리그 팀 중 가장 단단하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리차드가 수비의 중심을 잡고, 강민수, 김치곤 등 베테랑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전북에서 영입한 김창수가 오른쪽 측면을 단단히 잡고 있다. 최근에는 오르샤, 수보티치, 김승준, 이종호로 이뤄진 공격진이 궤도에 오르면서 안정된 수비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4월 첫 대결에선 1-1로 비겼고, 5월 두 번째 맞대결에선 0-0으로 비겼다. 이번에도 서울은 울산의 짠물 수비에 막혀 고전하다가 역습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 : 울산이 단단한 수비를 펼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홈팀 서울은 '서울다운 축구'로 울산 공략에 나선다. 황선홍 감독은 17일 울산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변화를 크게 준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조직적으로 다져가는 중이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내내 갈고닦았던 패스 중심의 공격 축구가 이제서야 효과를 내고 있다. 7월 이후 치른 9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서울의 공격 축구로 울산의 빗장을 열 때가 됐다. 울산을 수비 진영에 몰아넣고 90분간 두드리면 골문을 열리기 마련이다.

공격적으로 나서지만 뒷문 단속도 신경쓴다. 수비가 워낙 강해 공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때 울산의 역습이 시작된다. 황 감독은 "공격을 진행할 때 밸런스가 무너지면 안된다. 포지션 변화를 할 때 밸런스 유지에 각별히 신경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 서울vs울산 예상 선발 명단.

2. Now(최근 기세): '슈퍼매치 승리' 서울 vs '7경기 무패' 울산

서울 : '슬로 스타터'라는 서울의 전통 아닌 전통은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부진에 시달렸던 서울은 여름들어 반전을 만들었다. 7월 이후 치른 경기에서 전북전 1-2 패를 제외하면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더구나 지난 12일엔 라이벌 수원 삼성을 1-0으로 적지에서 제압하면서 분위기를 올렸다. 어찌 됐든 라이벌전 승리로 분명히 기세를 탔다.

자신감이 살아나면서 경기력도 안정을 찾았다. 부진에 빠진 뒤 경기력에 확신이 없으니 서울다운 색을 내는 데 애를 먹었다. 최근 분위기가 좋으니 분명히 경기력에 힘이 실린다. 공격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도 차근차근 밸런스를 깨뜨리지 않고 공격을 펼친다. 더운 날씨에 후반전이 되면 수비적인 상대도 체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서울은 서두르지 않고 끈질기게 공격을 펼칠 정도로 안정을 찾았다.

울산 : 서울이 '슬로 스타터'라 이제 시동을 걸었다고? 울산 한 발 먼저 시동을 걸고 2위까지 올랐다.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은 울산이지만 최근 기세는 '그 때와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졌다. 리그 7경기 무패를 질주 중이며 4승 3무로 승점 15점을 쓸어담았다. 하나은행 FA컵 상주전 승리를 합치며 8경기 연속 무패다. 특히 지난 6일 전주 원정에서 리그 1위 전북을 1-0으로 꺾는 등 분위기가 최고조로 올라왔다. '슈퍼매치' 승리로 기세가 오른 서울이라 하더라도 경기력과 팀 분위기가 최상으로 올라온 울산을 잡긴 절대 쉽지 않다.

▲ 이상호 vs 오르샤 ⓒ한국프로축구연맹

3. Key Player(핵심 선수): '활동량' 이상호 vs '역습의 중심' 오르샤

서울 : 키플레이어는 서울의 '레드 소닉' 이상호가 될 수 있다. 울산은 수비가 단단한 팀이다. 데얀을 향한 집중 견제는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다. 데얀이 직접 득점을 터뜨리기보단 그의 장점인 연계 플레이를 살려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2선 중앙에서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이상호는 울산의 수비-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오가며 수비 형태를 깨뜨리고, 직접 찬스가 올 경우엔 골로 마무리해야 한다.

이상호는 수비적으로도 중요하다. 울산의 역습은 무척 빠르다. 역습의 중심 오르샤는 공을 잡고도 수비수들보다 빠르다. 전방에서 빠른 압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르샤로 가는 패스 자체를 늦춰, 역습을 시작부터 누르는 것이다. 언제나 성실하게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이상호가 울산의 역습 전개를 늦출 수 있다면, 서울의 수비진도 한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울산 : 수비 축구로도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날카로운 창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 해도 울산의 중심은 오르샤다. 26경기에 출전해 6득점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까지 헤집고 다니는 오르샤 때문에 상대 팀들은 매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주와 FA컵 8강에서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교체 투입돼 1골 1도움을 올리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서울전에서 울산 공격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새로 영입된 공격진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고생한 울산이지만, 시즌 중반부터 이종호, 오르샤와 기존의 김승준 등 공격수들의 호흡이 맞아들어가면서 반등을 이끌었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장신 공격수 수보티치가 3경기 만에 한국 무대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적응을 마쳤다. 특히 전방에서 강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몸싸움을 펼쳐주면서 울산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은 제공권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했다. 수보티치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기존의 오르샤, 이종호, 김승준으로 이뤄진 공격진도 남은 일정 동안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김도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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