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최항 ⓒ 홍지수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지난 16일 대전생명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최항이 3루수, 최정이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다"고 말했다.

최정과 최항 형제의 동시 선발 출전은 지난 6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 이후 올 시즌 두 번째였다. 최정이 종아리 근육 경련 증세로 지명 타자로, 동생 최항이 '핫코너'를 지키게 된 것이다. 형제가 2번, 3번으로 타순에서 나란히 출전한 적은 처음이었다.

당시 선발 라인업이 발표된 후 만난 최항은 형 최정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점에 대해 "형과 함께 뛰니까 재미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내 임무에 충실해야하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지만, 경기 전에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최항은 2번, 최정은 3번으로 출장해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최항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형 최정은 종아리 근육 경련 증세로 경기 도중 최승준과 교체됐지만,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5-8로 졌으나 형제가 나란히 2번-3번으로 붙어서 4안타 3타점을 합작했다.

'피는 못 속인다'고 해야할까.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인 최정 못지않게 동생 최항도 빼어난 타격 재능을 보였다.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펼쳤다. 다만 다른 점은 있다. '우타' 최정, '좌타' 최항의 차이도 있지만 외야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내는 힘은 최정이 더 뛰어나다.

최항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자신 만의 스타일을 찾으려고 한다. 그는 "형과 비교해보면 기본적으로 파워가 다르다. 형은 '통뼈'다. 나는 가늘다. 그래서 형 스타일을 마냥 따라가려고 하지 않는다. 형을 보면서 배우면서도 나만의 스타일을 갖춰야 한다. 형과 파워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고 말한 이유다.

▲ SK 최항 ⓒ SK 와이번스
대전 원정을 마치고 홈 구장으로 돌아온 최항은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정이 출전하지 않았다. 종아리 근육 경련 증세가 아직 남아 있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쉬게 된 것이다.

최항은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6-1 승리에 이바지했다. 1회 말 무사 3루, 첫 타석부터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노수광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타점을 올렸고,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내야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선에서 활력소가 됐다.

'핫코너'도 큰 어려운 점 없이 지켰다. 최항은 "원래 3루 수비를 보다가 2군에서 2루 수비 연습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형 최정이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신 3루수로 나서고 있는 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최항은 제한된 기회에서도 잘 해주고 있다. 잘 친다.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잘 친다"면서 "수비도 안정적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SK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서 최항이 테이블세터로 나서며 팀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고, 수비에서는 아직 몸 관리가 필요한 형 최정 대신 3루 수비를 안정적으로 맡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