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석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정)지석이에게 빨리 중국으로 오라고 톡 보내 봐."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농담 한마디가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연은 이렇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프로 배구 명문 상하이 골든에이지와 두 차례 연습 경기와 한 차례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다만 이번 전지훈련에는 레프트 정지석과 센터 진상헌이 국가대표팀 차출로 합류하지 못했다. 물론 일정상 대표팀 일정이 15일 귀국으로 끝났기 때문에 현지 합류가 가능했다.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기 때문에 무리가 없었다. 다만 박 감독은 선수 휴식 차원에서 전지훈련 명단에서 아예 제외했다. 특히 19일은 대한항공 배구단 김현 매니저가 웨딩마치를 올린다. 이에 당일 결혼식장에서 다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기로 사전에 이미 일정을 정했다.

그런데 정지석과 진상헌이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16일, 장난기가 발동한 박 감독은 "지석이에게 빨리 중국으로 오라고 톡 보내봐"라고 농을 던졌다. 이에 최부식 코치가 임무를 수행했다. 정지석에게 '감독님께서 너를 찾으신다. 빨리 중국으로 와야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구단에서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편까지 구해놨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인천공항에 있던 정지석은 제대로 걸려들었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정지석은 곧바로 김 매니저에게 연락했다. 가만히 있을 김 매니저가 아니었다. '훈련복까지 준비했으니 빨리 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정지석은 최 코치에게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거로 사전에 얘기가 다 됐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진지한 답문이었다. 최 코치는 이 메시지를 박 감독에게 내보이며 "제대로 걸려들었다"며 껄껄 웃었다. 박 감독도 껄껄 웃으며 “정지석이 공항에서 안절부절못하겠네”라고 웃었다. 코칭스태프도 박장대소를 했다.

물론 베테랑 진상헌은 이런 장난에 넘어갈 리 없다. 진상헌을 통해 정지석도 장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신다. 그래서 가끔 이런 장난을 치신다”며 "지석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형들의 농담과 진담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장난에 항상 잘 걸려든다. 지석이의 맹활약 덕분에 팀 분위기도 밝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제 정지석에게도 볕 들 날이 다가온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 동기들이 참여한다. 얼리 드래프트 선수가 선발되면 후배도 생긴다. 막내 탈출을 기다리고 있는 정지석 덕분에 대한항공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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