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훈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문학, 김민경 기자] 박종훈(26, SK 와이번스)이 '마의 민병헌'을 넘지 못하면서 생애 첫 10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박종훈은 22일 문학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0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불펜이 4이닝 동안 4점 차를 지키지 못했고, SK는 6-10으로 역전패하며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생애 첫 10승이 걸려 있었다. 박종훈은 2010년 SK 입단 이래 한번도 10승 고지를 밟은 적이 없었다. 지난해 기록한 8승이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었다. 지난달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8승째를 챙긴 박종훈은 지독한 여덟수를 겪었고, 지난 12일 kt 위즈전에서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며 6경기 만에 1승을 추가했다. 박종훈은 한 달 넘게 여덟수를 겪은 만큼 아홉수는 길지 않기를 바랐다.

후반기 타격감이 가장 좋은 두산 타선을 만나 호투를 펼치다가도 민병헌만 만나면 흔들렸다. 민병헌은 21일까지 언더핸드스로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77 3홈런 8타점으로 강했다. 올 시즌 박종훈과 맞대결에서는 6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2회 2사까지 5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박종훈은 민병헌에게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흔들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오재일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박세혁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해 3-1로 쫓겼다.

똑같은 패턴이 4회에 반복됐다. 박종훈은 2사에서 민병헌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맞은 뒤 오재일과 박세혁을 연달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김재호와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싸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4-2로 좁혀졌다.

민병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박종훈은 6-2로 앞선 6회 선두 타자 닉 에반스에게 중견수 왼쪽 안타를 얻어맞았다. 다음 타자는 이날 박종훈을 시종일관 괴롭힌 민병헌. SK는 박종훈의 투구 수가 88구에 불과했지만, 문광은과 교체를 선택했다. 문광은은 민병헌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기대에 부응했다.

시즌 10승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펜이 남은 3⅓이닝을 버텨야 했다. SK 불펜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5.66으로 리그 8위, 후반기는 평균자책점 6.59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며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7회 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6회를 깔끔하게 틀어막은 문광은에게 한 이닝을 더 맡기려 했지만, 선두 타자 박세혁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고, 김재호가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날 때 좌익수 실책을 더해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정진호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맞고 6-3까지 쫓긴 뒤 신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위기는 계속됐다. 신재웅은 이어진 1사 2루에서 류지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으나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맞아 6-5가 됐다. 

끝내 1점 차를 버티지 못해다. 9회 마무리 투수로 나선 김주한이 무사 1루에서 박건우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7-6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아울러 박종훈의 시즌 10승도 날아갔다. 이어진 무사 1루에서는 에반스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팀 불펜 사정을 고려했을 때 박종훈이 '마의 민병헌'을 넘고 조금 더 긴 이닝을 버텼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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