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선수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금은 점수를 조금이라도 덜 주면서 이겨야 하니까…." LG 양상문 감독은 4번 타자 양석환이 1군에서 말소된 뒤 이렇게 얘기했다. 박용택을 좌익수로 쓰고, 제임스 로니와 정성훈에게 1루수와 지명타자를 맡기면 라인업에 힘이 실리긴 한다. 대신 좌익수 쪽에서 한 베이스를 더 줄 가능성이 커진다. 

후반기 팀 OPS 0.772로 8위. 여전히 공격력에 약점이 있는 LG는 로니의 합류 이후에도 분위기를 확실히 바꾸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양석환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0.189에 타점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1군에서 빠졌다. 앞으로도 '1점이라도 덜 주는' 야구를 해야 한다. 투수력을 앞세울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디테일을 살리는 게 최우선이다.  

16일 kt와 경기에서 LG는 차우찬을 선발로 내세웠다. 한때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차우찬이지만 이 경기에서는 초반에 고전했다. 2회 무사 2, 3루와 3회 무사 1, 2루 위기를 넘기고 6이닝 1실점으로 팀의 연장 10회 2-1 승리를 뒷받침했다.

▲ 8월 16일 kt전 2회 1사 2, 3루 LG 수비 ⓒ KBS N 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 8월 16일 kt전 2회 1사 2, 3루 LG 수비 ⓒ KBS N 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이 경기에서 독특한 수비가 나왔다. 2회 1사 2, 3루 장성우 타석에서 LG 내야가 비대칭 전진수비를 펼쳤다. 유격수는 앞으로 들어오고, 2루수는 정위치에 섰다. 차우찬-유강남 배터리는 몸쪽 공 위주로 승부했다. 장성우는 전진수비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밀어치려고 애썼고, 결국 빗맞은 2루수 뜬공으로 잡혔다.

LG 박종호 내야 수비 코치는 "전진수비를 비대칭으로 하는 건 사실 보기 드문 일"이라며 "감독님이 뭔가 떠오르셨는지 수비 위치 조정을 그렇게 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시더라.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고 얘기했다. 양상문 감독은 "장성우가 밀어치면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온다. 당겨 친 공은 약한 경우가 있어서 유격수를 당겼고, 2루수는 정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타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기에 할 수 있는 수비였다. 

22일 NC전에서 좌익수를 이닝 도중 바꾼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LG는 이 경기에서 2-1로 앞서던 7회초 대타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8회 1사 3루가 되자 좌익수로 이천웅 대신 이형종이 들어갔다. 이천웅은 바로 직전 상황에서 재비어 스크럭스를 2루에서 잡으려다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천웅은 앞서 7회에도 이종욱의 뜬공을 잡아 홈에 던졌는데 3루 주자 김성욱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문책성 교체는 아니었다. 7회 송구는 정확했으나 김성욱의 발이 빨랐고, 8회 실책은 아웃 타이밍에 근접했지만 2루수가 잡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7회 실점은 어쩔 수 없는 거다. 노바운드로 왔다면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정확했다"고 이천웅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외야수를 이닝 도중 바꾼 것에 대해 "송구 능력은 이형종이 더 뛰어나다. 7회와 같은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바꿨다"고 말했다. 박용택을 좌익수로 넣기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상문 감독은 "사실 그런 상황(박용택 좌익수 기용)이 오는 것 자체가 박용택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