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한현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우완 언더 한현희는 최근 머리가 터질 듯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올해 선발투수로 돌아왔던 그는 6월 다시 팔꿈치 통증을 느껴 약 한 달 동안 재활을 거쳤다. 이후 지난달 22일 복귀한 뒤부터는 필승조로 등판하고 있다. 입단 후 맡았던 자신의 익숙한 보직을 되찾은 셈이다.

그러나 한현희는 복귀 후 13경기에 나와 2패 5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2번의 블론세이브 포함 필승조로서 피해야 할 홈런을 3개나 허용했고,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 팀에는 치명적인 패배였다. 특히 18일 고척 롯데전에서 9회 최준석에게 동점 투런을 맞은 것은 스스로도 크게 아쉬운 장면.

23일 고척돔에서 만난 한현희는 "요즘 내 공에 스스로 자신감이 없었다. 생각이 많고 부상당했던 뒤로 마음이 달라지니까 자신감이 없어서 타자를 상대하기 전에 나에게 먼저 지고 들어갔다"며 뼈아픈 최근 실점 상황들을 되돌아봤다.

한현희는 "결국 타자에 앞서 나 자신을 이기는 게 먼저다. 최근 선발에서 불펜으로 옮기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선발은 141~142km로도 버틸 수 있지만 불펜은 타자들이 집중하고 치기 때문에 스피드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똑같은 147km를 한가운데에 던져도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면 파울이 되고, 자신감이 없으면 홈런이 된다. 진짜 그렇다. 내 공에 자신이 붙으면 볼 움직임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공이 배팅 머신처럼 1자로 가더라"며 스스로 자신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한현희는 "요즘 그 고민 때문에 머리가 터질 뻔했다. NC전(19일) 때 마음 정리를 마쳤다. 결론은 나 스스로 자신감만 가지면 된다. 지금은 계속 등판하면서 내 공에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희미한 웃음을 보였다.

145km가 넘는 공을 던지는 잠수함은 팀의 흔치 않은 자산이다. 그러나 한현희 스스로 느낀 대로 자신감이 없다면 145km의 공도 요즘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다. 그는 22일 7회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다시 믿음직한 필승조의 모습을 보였다. 한현희가 다시 '닥터 K'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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