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유강남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하루 전 4위에서 6위로 떨어지고, 마운드에는 최근 부진이 계속돼 1군에서 말소됐다 돌아온 선수가 서 있다. 상대 팀 선발투수는 14경기에서 9승 1패를 거둔, 한 경기에서 3점 넘게 준 적이 없는 외국인 투수.

이 불리해 보이는 여건에서 LG는 NC를 9-3으로 대파하고 분위기를 바꿨다. 23일 선발 임찬규(5⅔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실점)와 포수 유강남(4타수 2안타 2타점)의 활약이 팀을 살렸다.

# 1회, 임찬규 3피안타 1실점

"오랜만에 등판해서 '업'된 거 같았어요." LG 유강남의 얘기다. 임찬규는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1사 이후 재비어 스크럭스와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에 몰렸다. 5번 타자 모창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그러나 임찬규는 2회부터 6회 2사까지 손시헌에게 맞은 홈런(4회)을 빼면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유강남은 "1회 흔들리기는 했는데 2회부터는 페이스를 찾은 것 같았다. 공이 시즌 초반 좋을 때와 비슷했다. 무엇보다 유리한 카운트를 일찍 잡으면서 체인지업과 커브를 다양하게 쓸 수 있었다. 다른 날보다 직구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팔을 살짝, 미세하게 높인 덕분이라고 얘기했다. "팔이 내렸을 때 결과가 좋았다. 거기서 더 내려서 던지려다 보니 공이 나빠졌다. 살짝 올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직구에 피안타가 없고 파울이 계속 나왔다. 스피드건에 찍히는 건 그냥 숫자일 뿐이다. 제 느낌에는 좋았다."

▲ LG 임찬규 ⓒ 곽혜미 기자
# 6회, 풀카운트에서 커브로 서서 삼진

임찬규는 6회 개인 신기록을 세웠다. 선두 타자 모창민에게 커브를 던져 서서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9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2013년 6월 9일 롯데전(구원 등판 4이닝 8탈삼진)을 넘는 1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그는 "풀카운트에서 커브가 들어갔을 때 기분 좋았다. 풀카운트에서 커브를 생각하는 타자가 많지 않은데 수가 하나 더 생긴 거 같다"고 했다. 

이 공 하나 빼고는 모두 유강남의 사인에 따랐다. 임찬규는 "유강남이 제 리모컨을 쥐고 있다"고 했다. "풀카운트에서 커브 던진 거 하나 빼고는 사인대로, 아니 시키는 대로 했다. 커브 던지니까 유강남이 웃더라. 거기서 커브 던지는 건 너밖에 없을 거라고." 

임찬규는 "3볼, 혹은 2볼이라도 변화구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직구만으로는 힘들었을 것 같다"고 했다. 유강남은 "아무래도 같이 하는 게 재미있다. 변화구 제구가 확실히 되니까(운영하기 쉽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23일 경기 후 유강남, 임찬규와 개별 인터뷰를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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