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덕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생각 하나의 차이다."

함덕주(22, 두산 베어스)는 전반기와 180도 다른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 6차례 구원 등판을 포함해 20경기에서 78⅔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후반기는 에이스 못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6경기에서 32⅔이닝 5승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투를 이어 갔다. 두산 선발투수 가운데 함덕주는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유이'하게 패전이 없고, 승리는 니퍼트보다 하나 더 챙겼다.

"10승은 모르겠고 5승만 해도 좋을 거 같다"던 함덕주는 어느덧 10승과 더 가까워졌다. 그는 후반기 들어 달라진 점을 묻자 "생각의 차이"라고 했다. "전반기에는 내가 잡으려 했다면, 후반기는 형들 수비 도움 많이 받으니까 편하게, 형들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그 생각 하나 바뀌니까 투구 수도 줄고 승리도 많이 챙길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수비를 믿고 맞혀 잡는 투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전반기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가 선발투수로서 성장통을 겪고 있을 때 "투구 수 관리는 경험이 쌓이고 본인이 느끼면서 성장해야 하는 점이다. 보는 사람이 아무리 가운데로 편하게 던지라고 해도 그렇게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성장하는 투수가 있고, 그자리에 머무는 선수가 있다"고 했다.

함덕주는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성장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묻자 "내가 2점을 주면 형들이 더 도와주고, 더 많은 점수를 뽑아 주고 하시니까. 내가 몇 점 줘도 (타선이) 점수를 뽑을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7월 초부터 전반기 마지막까지 불펜에서 시간을 보낸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함덕주는 6경기에서 6이닝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당시 포수 양의지는 함덕주가 불펜에 다녀온 뒤 달라진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고 했다. 

함덕주는 "볼넷을 내주는 게 안 좋다는 걸 그때 느꼈다"고 털어놨다. 전반기 9이닝 당 볼넷이 4.69개에 이르렀는데, 후반기는 3.03개로 뚝 떨어졌다. 함덕주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로 공격적으로 들어가니까 타자들도 볼카운트가 몰리기 전에 치면서 투구 수도 줄고 그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후반기 맹활약 속에 생애 첫 10승까지 2승을 남겨 뒀다. 함덕주는 "전반기를 3승으로 마쳐서 10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후반기 갑자기 5승을 챙기면서 기회가 있을 거 같으니까 10승이 갑자기 욕심 났다. 그런 생각은 버리고 당장 경기만 생각하면서 던지려고 하고 있다. 10승보다는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함덕주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15차전에서 시즌 9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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