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궈아이룬

[스포티비뉴스=조현일 농구 해설 위원/전문 기자] "야오밍 이후 중국 출신 NBA 선수가 나오질 않고 있다. 썩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7 파이널 도중, 애덤 실버 NBA 총재가 남긴 한 마디다. 실버가 NBA 총재로 부임한 이후 아직 단 한 명의 중국 출신 NBA 선수가 배출되지 않고 있다. 

2016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저우치(218cm, 21살), 왕저린(213cm, 23살)이 지명을 받았지만 정식 코트를 밟진 못했다. 

야오밍이 은퇴를 선언한 지난 2011년 이후 중국은 7년 가까이 NBA리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 CBA 리그 MVP 출신의 딩얀유항이 댈러스 매버릭스 소속으로 NBA 서머 리그에 참가했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후보, 궈아이룬

야오밍을 필두로 중국은 이젠리엔, 왕즈즈 등 7피트가 넘는 장신 빅맨들을 NBA리거로 키워냈다. 장신 가드인 쑨유가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NBA 무대를 누비긴 했지만 출전 경기 수는 고작 10게임에 불과했다. 

이 와중에 192cm의 포인트가드, 궈아이룬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대표팀의 주전 1번으로 활약 중인 궈아이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통해 한껏 주가를 높였다. 

올림픽 본선 5경기에서 평균 10.2점 4.8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그는 농구에 대한 열정이 엄청난 영건으로 통한다. 경험을 쌓고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2008년부터 10년 가까이 비시즌마다 미국으로 떠나 기술을 연마하는가 하면 유명 트레이너를 찾아가 개인 훈련에 매진하기도 했다. 

"중국에는 개인을 위한 트레이닝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는 개인적인 발전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말하는 그는 자국 리그(CBA)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지금도 절대 자만하는 법이 없다. 

많은 농구 리그, 관계자들이 궈아이룬의 이러한 노력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리스를 비롯해 여러 프로 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몇몇 NBA 팀들도 궈아이룬의 기량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마이클 조던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던 브랜드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조던은 궈아이룬이 갖고 있는 상품성, 기량을 높이 샀다. 

결국, 조던은 궈아이룬을 데려오기로 결심했고 이를 위해 140만 달러(약 15억 원)를 지불했다. 중국 출신에다 NBA에도 진출하지 않은 선수가 조던 브랜드와 계약을 맺은 건 중국 농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조던은 "궈아이룬의 경쟁심과 코트 밖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조던 브랜드에 딱 맞는 인물"이라면서 그가 가진 상품성을 높이 샀다. 

마이클 조던

어엿한 팀 조던 멤버가 되다

'팀 조던' 멤버인 궈아이룬은 카멜로 앤서니, 크리스 폴, 러셀 웨스트브룩, 카와이 레너드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언제든 이 훌륭한 선수들과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건 보통 특권이 아니다. 

궈아이룬도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궈아이룬은 "TV를 통해 조던 신발을 처음 접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조던 신발을 구매할 여력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조던 신발을 신은 선수들을 몹시 부러워했다. 그런데 이젠 내가 조던 브랜드 소속이 됐다. 꿈이 이뤄졌다"는 말로 감격을 전했다. 

2015-2016 시즌 전까지 자국 브랜드인 리닝(Li-Ning) 농구화를 신고 활약했던 궈아이룬은 지난 시즌에는 특정 계약을 맺지 않고 여러 신발을 번갈아 착용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조던의 점프맨 로고가 새겨진 특별한 농구화를 신고 나선다. TV를 통해 조던 신발을 처음 접했던 궈아이룬이 이제는 그 농구화의 모델로 활약하게 됐다. 

궈아이룬이 공짜로 얻은 산물은 절대 아니다. 미국 트레이너들은 "궈아이룬은 쉬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 같다.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정말 멋진 선수"라면서 궈아이룬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몇 년 전, 크리스 폴이 텐진을 찾았을 때에도 궈아이룬의 승부욕이 제대로 드러났다. 중국판 'DIME' 출판인인 빅터 선은 "당시에도 궈아이룬은 어렸고 폴은 훨씬 영리했다. 하지만 궈아이룬은 폴을 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치열했던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어릴 때 궈아이룬은 재미로 농구를 시작했다. 정식 농구선수가 될 계획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점점 재미를 붙여갔고 키가 190cm까지 자라면서 농구는 궈아이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가 됐다. 그래서인지 궈아이룬은 자신에게 찾아온 이 기회를 축복이라 여긴다. 

"중국 어린이들에게 농구선수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길 원한다. 언젠가 조던과 함께 내 고향에서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중국 내 가난하고 도심과 동떨어진 지역에 농구 코트도 기증하고 싶다."

조던 브랜드는 궈아이룬이 갖고 있는 성실함, 멋진 헤어 스타일, 승리자 이미지에 주목했다. 여기에 궈아이룬은 훌륭한 마인드까지 장착했다. 많은 이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두루 갖췄다. 23살에 불과한 이 어린 농구 선수의 존경 받는 삶이 벌써부터 시작된 듯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