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자인 ⓒ 인천국제공항,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암벽 여제' 김자인(29, 스파이더코리아)은 한국 스포츠에서 보기 힘든 '세계 일인자'다. 그가 도전하는 종목은 스포츠 클라이밍이다. 임공 암벽을 오르는 스포츠인 클라이밍은 유럽과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오랫동안 인공 암벽을 평정했던 김자인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꿈인 올림픽 메달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김자인의 올림픽 금메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에 대해 김자인은 "부담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김자인은 28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했다. 그는 27일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막을 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리드 월드컵 4차전에서 우승했다. 올 시즌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스포츠 클라이밍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김자인은 FSC 월드컵 역대 최다인 26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김자인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2016년은 김자인이 유일하게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해였다. 김자인이 주춤할 때 얀야 간브렛(18, 슬로베니아) 등 신예들이 스포츠 클라이밍 무대를 점령했다. 서른을 눈앞에 둔 김자인의 시대는 막을 내리는 듯 여겨졌다.

그러나 김자인은 건재했다. 이번 아르코 월드컵에서 그는 간브렛의 연속 우승에 제동을 걸었다. 2015년 우장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김자인은 "우승할 때 울었다. 우승하려고 훈련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간절했고 마음껏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김자인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느낌이 좋았다. 부상이 없었고 컨디션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출전하지 못했던 볼더링 월드컵에 도전했다. 또한 6월 초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새빛섬에서 열린 스파이더 한강 클라이밍 챔피언십 2017에서 우승했다.

▲ 2017년 IFSC 리드 월드컵 4차전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선 김자인 ⓒ 올댓스포츠 제공

이런 흐름은 월드컵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김자인은 2차 월드컵에서 은메달, 3차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는 마침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김자인은 "오랜 만에 우승했는데 그만큼 간절했다. 스스로 준비는 잘 돼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승을 하려고 훈련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원했던 거 같다. 이번에 그동안 노력한 것이 좋은 보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자인의 최종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이다. 올림픽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올림픽 질문이 나올 때마다 부담이 된다. 지금 잘하니 당연하게 금메달을 따는 것은 아니다"며 신중하게 말했다. 그는 "올림픽은 리드, 볼더링, 스피드 3개 종목을 합산해 최종 20명이 본선에 나갈 수 있다.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자인의 주 종목은 리드다. 그러나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볼더링 월드컵에도 출전하고 있다. 또한 스피드 훈련도 별도로 하고 있다.

김자인은 "우선은 올림픽 본선 진출이 목표다"라며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밝혔다. 서른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자인은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노장에 속한다. 그러나 그는 "나이가 들어서 예전보다 힘든 것은 없다. 어려운 점은 규정이 바뀐 점이다. 제가 빠르게 등반하는 편이 아닌데 등반 시간이 8분에서 6분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김자인은 새로운 규정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볼더링과 스피드에도 집중하고 있다. 3년 뒤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평생의 꿈이었던 올림픽을 향해 김자인은 신중하게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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