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0.5경기 차냐 4.5경기 차냐. 선두 싸움의 분수령으로 주목 받은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은 KIA의 완승으로 끝났다.

KIA는 지난달 31일과 1일 홈인 광주로 두산을 불러들여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31일 경기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4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뜨리며 9-4로 꺾었고, 1일은 2회 구원 등판한 홍건희의 4⅔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5-3으로 역전승했다. KIA는 4연승을 달리며 3연패에 빠진 두산과 거리를 2.5경기에서 4.5경기 차까지 벌렸다. 이 과정에서 KIA는 무엇을 얻고, 두산은 무엇을 잃었을까.

▲ 두산 베어스와 2연전을 승리로 이끈 팻딘(왼쪽에서 2번째)과 홍건희(오른쪽에서 3번째) ⓒ KIA 타이거즈
◆ KIA가 얻은 2가지

1. 홍건희 

전반기 KIA가 독주 체제를 굳히는 데 버팀목이 됐던 선발진이 후반기 들어 힘을 쓰지 못했다. 헥터 노에시-양현종-팻딘 뒤에 던질 마땅한 4, 5선발이 없었다. 임기영은 전반기 14경기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1.72로 활약했으나 후반기 4경기 3패 평균자책점 10.00으로 부진했다. 정용운과 임기준, 배힘찬으로는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았다.

홍건희에게 가능성을 발견한 게 큰 소득이었다. 홍건희는 1일 두산전에서 선발투수 정용운이 1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가운데 6회 2사 1루까지 버티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홍건희가 긴 이닝을 끌고간 덕에 KIA는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고효준(1⅓이닝)-김윤동(⅔이닝)-김세현(1⅓이닝) 3명으로 뒷문을 잠글 수 있었다. 

홍건희는 "사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 준비를 하다가 잘 안 돼서 마음적으로 흔들렸고, 밸런스도 무너졌다. 지금이라도 만회할 기회가 된다면 어떤 보직이든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KIA는 임기영의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깜짝투를 펼친 심동섭과 1일 구원승을 챙긴 홍건희를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2. 다시 탄력 받은 타선

KIA는 8월 막바지 방망이가 무거워지면서 시즌 처음으로 6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팀 타율 0.206 출루율 0.258 장타율 0.268 2홈런 14득점에 그쳤다. 이명기와 로저 버나디나, 이범호, 나지완이 동시에 부진에 빠졌다.

4연승을 달리는 동안 이명기와 나지완, 버나디나가 살아났다. 이명기는 18타수 9안타(1홈런) 4타점으로 가장 뜨거운 타격을 펼쳤고, 나지완 15타수 5안타(1홈런) 5타점, 버나디나 19타수 7안타(1홈런) 4타점으로 활약하며 끊어졌던 연결고리를 다시 단단하게 만들었다. 타격 사이클을 되찾은 만큼 KIA는 남은 25경기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더스틴 니퍼트 ⓒ 곽혜미 기자
◆ 두산이 잃은 2가지

1. 선두 오를 가능성

두산은 2일 현재 정규 시즌 22경기를 남겨뒀다. KIA보다 남은 경기가 3경기 적은 상황에서 4.5경기 차로 벌어지면서 뒤집기가 쉽지 않아졌다. 이번 시리즈 첫 경기에 에이스 니퍼트를 내고도 역전패해 내상이 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KIA에 첫 경기를 내준 뒤 "말로는 뒤집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나부터 욕심을 냈던 거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지금으로서는 순위를 생각하기 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러 나가는 게 최선이다. 두산은 3위 NC 다이노스에 3경기 앞서 있다. 선두보다 3위와 거리가 더 가까운 만큼 먼저 2위를 굳히는 게 중요하다. 선두에 오를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플레이오프 직행과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해 고삐를 늦츨 수 없는 상황이다.

2. 투타 밸런스와 홈런

KIA와 2연전을 치르면서 투타 밸런스가 깨졌다. 2경기 모두 두산이 선취점을 내고도 선발 마운드가 곧바로 KIA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달아나야 할 때 더 달아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김재환과 민병헌, 양의지, 닉 에반스, 최주환 등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을 따로 불러 "마음 편히 치라"고 다독이기도 했다.

담장 밖으로 뻗어가는 공도 사라졌다. KIA가 2경기에서 홈런 3개로 승기를 잡을 때 두산은 홈런을 단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3연패하는 동안 홈런 0개, 지난 4경기에서는 홈런 1개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5 역전승과 6연승의 발판을 다진 류지혁의 홈런이 유일했다. 연패 흐름을 끊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한 방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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