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김재환은 최근 슬럼프를 겪었다. 8월 월간 타율이 2할7푼8리였고 지난달 16일 이후로는 2할5푼에 불과했다. 아주 나빴다고는 할 수 없지만 김재환인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특히 홈런이 나오질 않았다. 8월5일 LG전부터 9일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뒤엔 이후 19경기서 1개를 쳤을 뿐이다.

그러다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1일 광주 KIA전서 3타수2안타1타점을 기록하며 반등 기미를 보였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팀도 김재환도 어려워진다. 그의 장기인 타구 스피드에 이상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타구 스피드에 관한 한 단연 톱클래스의 기록을 냈다. 가장 빠른 타구 스피드를 기록한 것 역시 김재환이었다.

8월15일 이전까지 김재환은 최고의 타구 스피드를 자랑했다. 평균 타구 속도가 139.4km까지 나왔고 평균 발사각도 20.2도로 이상적이었다.

특히 뜬공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플라이와 라인드라이브를 합친 기록은 153.2km나 나왔고 타구 각도도 홈런 각도(25~35도)인 25.7도를 기록했다. 플라이와 라인드라이브 모두 152.3km와 154.5km로 매우 빨랐다.

그러나 슬럼프와 함께 타구 스피드에도 이상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단 전체 타구 스피드가 떨어졌다. 평균 타구 속도가 133.7km, 평균 발사각이 13.5도로 줄어들었다. 시즌 도중 5km 감소는 그 폭이 매우 큰 편이다.

땅볼 스피드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136.9km에서 127.5km까지 떨어졌다. 발사 각도도 안타가 많이 나올 수 있는 -8.9도에서 -10도로 더 꺾였다.

같은 시기 김재환은 땅볼 아웃이 늘어났다.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이 8월 15일 이전까지 0.80이었지만 이후엔 1.00으로 바뀌었다. 땅볼 아웃이 플라이아웃과 동률을 이룬 셈이다. 땅볼 타구가 느려지며 안타가 되던 공이 잡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김재환의 타구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은 것은 라인드라이브뿐이었다. 정타로 맞았을 때만 스피드를 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플라이의 스피드가 줄어든 것은 적어진 그의 홈런 숫자와도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발사 각도와 스피드가 동반됐을 때 홈런이 나오는 법. 그러나 김재환은 타구 스피드는 150.6km, 발사각은 31.2도로 떨어졌다.

김재환의 타구 스피드가 일시적인 체력 저하나 컨디션 난조에 의한 것이라면 큰 걱정은 없다. 1일 KIA전 멀티히트가 반전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남은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된다. 타구 속도가 타격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1~2km가 느려질수록 비거리는 줄고 그 타구가 잡힐 확률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점에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김재환이 중심을 잡아 주지 못하면 두산도 선두 도약의 동력을 잃게 된다. 앞으로 김재환의 타구 스피드를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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