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우 가솔

[스포티비뉴스 조현일 농구 해설 위원/전문 기자] '3점 못 쏘면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2017 유로바스켓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현재, 3점슛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떠으르고 있다. 

겨우 팀 당 2경기만 치렀을 뿐이지만 개인 득점 순위만 봐도 현대 농구에서 3점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가드 혹은 스윙맨 포지션 선수들이 2017 유로바스켓 득점상위 10명 중 8명을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포워드인 토니케 쉔겔리아(조지아)를 제외한 득점 상위 15명의 선수들이 최소 1.5개이상의 3점을 넣고 있다. 

NBA 선수인 마르코 벨리넬리(이탈리아)가 2경기에서 3점 12개를 몰아치고 있고 과거 NBA에서 뛰었던 알렉세이 쉐베드(러시아)도 8개의 3점을 꽂았다. 데니스 슈로더(독일),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의 손 끝 감각도 대단히 훌륭하다. 

2경기 평균 19.6분을 뛰면서 평균 18.0점을 넣고 있는 파우 가솔(스페인)은 국제무대에서도 특유의 슛 터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는 상황. 

가솔은 조르지오스 프렌티지스(그리스),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라트비아), 블라드 몰도비아누(루마니아)와 더불어 매 경기 3점 1개이상을 넣으면서 득점 상위 1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빅맨 4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과거에 비해 림을 등지고 공격하는 포스트-업의 빈도가 줄어들면서 현대 농구는 림을 바라보고 공격하는 전술이 훨씬 늘어났다. 

그 결과 픽-앤-롤을 비롯한 2-2 전술이나 빅맨이 순간적으로 외곽으로 빠져나가 3점을 던지는 횟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점에 대한 의존도가 몰라보게 높아지고 또 포지션을 불문하고 여기저기서 3점을 던져대는 이유다. 

NBA에서도 이런 경향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휴스턴 로키츠는 경기 당 40.3개의 3점을 던졌는데 이는 2점 야투(46.9개)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2016-2017 시즌, 휴스턴을 포함해 모두 6개 팀이 평균 30개이상의 3점을 시도했다. 이는 NBA 역사를 통틀어 전례가 없는 기록이다. 

실제, NBA 팀들은 1998년 이후 20년 가까이 매 경기 평균 3점 시도 개수를 늘려오고 있다. 

유럽 농구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빅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3점을 던지고 있으며 코칭스태프는 더 이상 얼리 오펜스에서 3점을 던지는 행위에 대해 제동을 걸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못 말리는 화력
이번 유로바스켓에서 3점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은 벨리넬리가 이끄는 이탈리아다. 

스페인과 더불어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무려 17개의 3점을 꽂았다. 그런데 2점 야투는 8개에 불과했다. 총 야투 25개 가운데 68%인 17개를 3점으로 연결했다. 이탈리아는 대회 첫 경기였던 이스라엘 전에서도 13개의 3점을 폭발시킨 바 있다. 

다닐로 갈리날리(LA 클리퍼스)가 친선경기 도중 상대에게 주먹을 휘두른 후 부상을 입으며 낙마했지만 이탈리아의 외곽 공격은 전혀 위력이 줄어들지 않았다. 

네 명의 선수가 3점 라인 바깥으로 나가는 4-out, 1-in 전술을 앞세운 이탈리아는 보는 재미까지 더하면서 대회 최고의 흥행 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점은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중요성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리그, 대회, 포지션을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전술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2017 유로바스켓에서도 3점슛은 뜨거운 화두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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