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재아 토마스
[스포티비뉴스=조현일 농구 해설 위원/전문 기자] 아이재아 토마스가 보스턴 셀틱스 구단과 팬들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또, 셀틱스를 떠나게 된 심경도 자세히 밝혔다.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은 토마스는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써내려갔다. 

토마스는 자신이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당시를 회상하면서 글을 시작했다.

"당시 나는 가족들과 결혼 1주년 기념으로 마이애미 여행을 다녀오던 중이었다. 처음엔 대니 에인지 단장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이후 문자가 왔다. "IT, 통화 가능할 때 전화해줘."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몇 가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잠깐 대화가 끊겼다. 그리고 에인지 단장으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었다.'IT, 우린 널 트레이드했어' 그래서 물었다. '어떤 팀으로 가게 된 거죠?' 에인지 단장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트레이드 대상은 카이리 어빙'이라 답했다."
 
토마스는 통화가 지속되길 원치 않았다. 토마스의 첫째 아들인 제임스를 제외하면 그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제임스는 아빠가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르브론! 르브론 제임스! 아빠가 르브론이랑 뛰게 됐네요!"라며 기뻐했다. 하지만 토마스는 첫째 아들의 박수에 맞장구를 칠 수 없었다. 

토마스는 "에인지 단장은 내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이며 클리블랜드에서 얼마나 잘할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트 안팎에서 셀틱스를 위해 공헌한 일도 말해줬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듣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보스턴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었던 토마스다.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이 도시를 많이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셀틱스 선수로 뛴 시절도 마찬가지일 테고. 거짓말은 못하겠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한동안은 셀틱스 가족들이 그리울 것 같다"라는 말로 보스턴을 떠나게 된 심경을 전했다. 

셀틱스 팬들, 보스턴 지역 스포츠 스타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토마스의 개인 SNS 계정에는 수천 건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대부분이 토마스를 위로하거나 그간의 공로에 고마움을 표하는 글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스타인 무키 베츠는 "너무나 충격적이다"라는 말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마스와 가까운 사이였던 베츠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본인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 프로풋볼 최고의 스타이자 보스턴의 영웅으로 꼽히는 톰 브래디는 곧장 토마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위로했다.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괜찮은 거야? 항상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넌 잘 해낼 거야. 계속 연락하자." 토마스는 "지역 최고의 전설에게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달콤하면서 씁쓸했다"고 회상했다. 

사실, 트레이드는 토마스에게 생소한 경험이 아니다. 이미 새크라멘토 킹스, 피닉스 선즈에서 트레이드를 맛본 바 있다. 그래서인지 토마스는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뛸 때에도 "이 바닥은 비지니스"라는 말을 종종 해왔다. 

"보스턴에서 경력을 마치고 싶다. 우승 타이틀도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사람 앞 일은 모르는 것 아닌가. 구단의 선택과 비즈니스에 달려 있다." 플레이오프가 한창이었던 지난 5월, 토마스가 남긴 말이다. 'ESPN'의 한 기자는 "마치 미래를 내다보듯 한 말처럼 들린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토마스는 "이건 비지니스다. 에인지 단장도 비지니스맨이고. 구단이 선수를 내보내는 건 선수가 팀을 떠나는 선택과 같다. 누구도 비판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 보스턴의 선택을 최대한 이해하려는 마음을 전했다.

▲ 아이재아 토마스

스포츠에 죽고 못사는 도시 분위기, 팬들의 환대, 셀틱스 특유의 전통과 역사는 토마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토마스는 보스턴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톰 브래디, 데이비드 오티즈가 되길 원했다. 그런데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내가 셀틱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었을 때 내 작은 키, 실력에 대해 의심하는 보스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보스턴은 나에게 다른 기회를 줬다"고 말한 토마스는 2017 플레이오프에서 셀틱스 팬들이 자신에게 보내준 위로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내 여동생이 죽었을 때, 나는 사실 동생을 위해서 뛰기보다는 당연히 코트에 나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농구는 내 인생에서 워낙 중요한 부분이었으니까. 그런데 코트에 섰을 때 팬들이 보내준 격려, 애정은 정말 대단했다. 휴, 아직도 그 분위기가 생각난다. 뭐라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 도시 전체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부터 내 동생을 위해, 보스턴을 위해 뛰었다." 토마스의 말이다.

토마스는 소박하고 특별한 바람과 함께 긴 글을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나는 톰 브래디, 데이비드 오티즈, 빌 러셀, 폴 피어스, 케빈 가넷, 래리 버드처럼 되진 못했다. 하지만 훗날 자식들이 왜 셀틱스 팬이 되었냐고 물었을 때 부모들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아이재아 토마스가 뛰는 걸 봤거든' 이렇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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