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L 로고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다가올 시즌부터 리그 개막에 앞서 이적 시장을 마감하는 방안이다. 3분의 2가 넘는 구단이 찬성했다. 긍정적인 기류가 대다수지만 여기저기에서 불만도 터져 나온다.

EPL 사무국은 7일(이하 현지 시간) 공식 성명으로 "EPL 팀들은 2018-19 시즌 여름 이적 시장부터 시즌 개막하기 전에 이적 시장을 마감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규정은 영입 선수에게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EPL 팀은 다음 시즌 개막 전, 목요일 오후 5시까지 선수 영입을 마무리해야 한다.

영국 유력언론 '스카이스포츠'는 "20개의 구단이 '이적 시장 조기 마감'이란 의제를 두고 토론과 투표를 했다. 15개의 구단이 찬성했고, 5개의 구단이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맨체스터의 두 팀과, 스완지시티, 크리스탈 팰리스, 왓포드가 이적 시장 조기 종료에 대한 규칙을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EPL 최고경영자 리차드 스쿠다모어는 "EPL 구단은 2~3 경기를 치른 이후에도 스쿼드에 확신히 없는 점에 대해 크게 걱정했다"며 조기 이적 시장 마감을 찬성하는 이유를 밝혔다. 3분의 2가 넘는 구단이 찬성한 만큼 모두 '이적 시장 조기 마감'에 대해 기대하는 감독과 구단은 많았다. 다만 '영입 선수'만 한정한 독소조항이 존재한다. EPL'만' 시행하는 약점도 있다. 

▲ 이적 시장 조기 마감 규칙을 발표한 EPL 사무국 ⓒEPL 홈페이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EPL은 보통 8월 2주 차에 개막한다. 이적 시장은 8월 31일까지다. 3주가량 선수단의 변화가 있는 셈이다. 선수의 이적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선수가 태업하기도 하고 보스만 룰이 생겨난 이후 선수 이적의 자유와 권리는 높아졌다. 

구단은 선수가 마음이 떠나면 이적시키는 게 합리적이다. 이적료를 얻고, 팀 분위기를 헤치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시기가 중요하다. 선수 이탈이 이적 시장 초기에 진행되면 혼란은 최소화할 수 있다. 구단은 선수가 남긴 이적료를 바탕으로 선수를 살펴보고 접촉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다만 이적 시장 말미에 이적을 선언하면 팀으로선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네이마르의 대체 선수를 위해 패닉바이를 한 바르셀로나의 경우가 그렇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필리페 쿠치뉴 본인이 강력하게 이적을 원했지만 거절한 것에 대해 "쿠치뉴가 이적을 원한다고 밝힌 '시기'가 좋지 않다" 선수의 '이적 시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적 시장이 조기에 닫히면 감독은 프리시즌 완성한 베스트11과 전술을 바탕으로 한 시즌을 싸울 수 있다. 감독은 시즌 전 스쿼드에 확신을 갖을 수 있다. 20개 구단 중 14개 구단이 찬성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 필리페 쿠치뉴

#EPL만 적용, 영입에만?

새로운 규칙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적 시장 조기 마감은 '영입 선수에게만 해당한다'는 독소조항이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시즌 시작 전 스쿼드를 완성했다고 안심했지만, 선수가 떠나면 새로운 선수 영입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규칙은 EPL에서만 시행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다른 리그는 여전히 8월 마지막 날까지 이적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적시장은 한 마리의 생물이다. 상황과 시기에 따라 선수의 가격이 폭등하고 낮아질 수 있다.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 EPL만 영입 선수를 시즌 전으로 제한하면 타 리그 구단보다 간을 보고 협상할 시간이 촉박하다. 선수 영입 때 EPL이 급하기 때문에 EPL에 선수를 판매하는 구단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EPL 구단은 시기적으로 여유가 없고, 빠른 시간에 확실한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앞으로 시간은 충분하다. 첫 시행을 하면 문제점이 나오기 마련이다. EPL은 하나의 개혁은 시도했다. 직접 시행하고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보완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행에 못지 않게 잘못된 점을 수정하고 적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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