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왼쪽부터 박신지, 김민규(이상 투수), 전민재(내야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투수 육성'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이고 있다. 

두산은 11일 2018년 새내기 11명을 맞이했다. 앞서 1차 지명으로 선발한 곽빈(배명고)과 2차 지명 1라운드 박신지(경기고)를 포함해 정철원(안산공업고) 김민규(휘문고) 배창현(경북고) 박성모(인하대) 신현수(대전고) 정우석(신일고)까지 투수만 8명을 뽑았다. 내야수는 전민재(대전고)와 권민석(강릉고) 2명, 포수는 이승민(동국대) 1명을 선발했다. 외야수는 없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우리는 이미 투수를 보강하자고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 10번(박신지), 20번(정철원), 30번(김민규)으로 이어지는 순번에서 나름대로 잘 뽑은 거 같다"고 총평했다.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이 팀장은 "야수보다는 투수가 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충원할 생각을 했고, 선발투수에 초점을 맞춰서 지명했다. 곽빈과 박신지는 선발감으로 보고 뽑았다. 2차 지명 투수 7명 가운데 왼손 2명, 오른손 5명인데 골고루 잘 뽑은 거 같다. 중, 후반 지명 선수는 장래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곽빈과 박신지는 가까운 미래에 마운드에 힘을 실어줄 잠재력이 있다. 두 선수 모두 더스틴 니퍼트(36)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이 팀장은 "곽빈은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고, 제구까지 갖춘 선수다. 1군 전력으로 생각하면 곽빈이 가장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신지는 10번째로 뽑혔으니까 1라운드여도 랭킹으로는 하위권이다. 신지가 조건은 좋은데 투구 폼 수정이 필요하다. 경험이 없어서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시속 140km대 중반에서 150km 가까이 던진다. 투구 폼을 조금 수정해서 밸런스가 좋아지면 괜찮을 거 같다"고 내다봤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신지는 기대감에 찬 눈빛을 반짝였다. 박신지는 "마운드 위에서 내 강점은 상대가 누구든 주눅들지 않고 던질 수 있는 거다. 마무리 투수가 꿈인데, 어떤 보직이든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프로에서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다시 마음 다잡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함덕주(왼쪽), 김명신 ⓒ 한희재 기자
2017년을 맞이하면서 두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2군 투수 코치 영입이었다. 이강철(현 2군 감독), 조웅천, 이용호(현 1군 투수 코치) 코치를 영입하며 선수를 1대 1로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새로 영입한 코치진이 2군 잔류군과 재활 조에 머물고 있는 지친 투수들을 잘 달래서 좋은 기량을 꽃피울 수 있게 돕길 기대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성과가 조금씩 보였다. 선발투수 함덕주(22)가 가장 큰 수확이다. 2013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불펜 투수로 나섰다. 함덕주는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쳐 15경기 8⅔이닝 등판에 그쳤는데, 선발투수로 전환한 올해 30경기 8승 8패 130⅓이닝 평균자책점 3.80으로 호투하며 10개 구단 5선발 가운데 가장 믿음직한 투수로 성장했다.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1)이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이탈한 전반기는 젊은 투수들의 기회의 장으로 활용했다. 2016년 1차 지명 기대주 이영하(20)와 2017년 신인 박치국(19)과 김명신(24)이 나란히 기회를 얻었다. 김명신은 곧바로 1군 마운드에 적응했다. 지난 4월 타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골절돼 한동안 재활에 전념했지만, 후반기 복귀하자마자 트라우마 없이 자기 공을 던지며 필승 조에 자리를 잡았다. 최근 6경기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고졸 신인인 이영하와 박치국은 아직까진 1군 적응을 마치지 못했다.

두산은 이미 화수분 야구로 정평이 난 팀이다. 그러나 그동안 화수분의 범위가 야수에 집중돼 있었다. 이제 두산은 투수까지 화수분의 범위를 넓히려 한다. 새내기 8명은 두산의 '투수 육성 올인'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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