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니퍼트(가운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아픈 곳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상 징후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36, 두산 베어스)가 올해에만 2차례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고,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24실점(23자책점)했다. 

니퍼트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2위 두산은 경기 전까지 74승 3무 53패로 3위 NC 다이노스에 1. 5경기 차 앞서 있었다. 이번 2연전 결과에 따라 2위를 굳힐 수도, 뺏길 수도 있었다. 에이스 니퍼트는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펼쳤다. 3⅓이닝 11피안타(3피홈런) 2볼넷 2탈삼진 11실점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14-13으로 역전승하며 NC와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올해 니퍼트는 전반기 두산 선발진이 마이클 보우덴 없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았다. 17경기 9승 6패 105⅔이닝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5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한 차례 로테이션을 조정했을 뿐, 시즌 내내 휴식 없이 자리를 지켰다. 

시즌을 치르면서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늘었다. 니퍼트는 지난 6월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3이닝 9실점으로 2011년 KBO 리그 데뷔 이래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4이닝 7실점(6자책점), 지난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5이닝 6실점으로 연달아 무너진 뒤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흐르는 세월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팀의 리더로 움직였고, 마운드에서 정말 잘 던졌다. 지금 팔 상태가 베스트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본인도 한 해 한 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던지는 거 같다. '쉬겠다'는 말도 절대 안 한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지난 2경기에서 부진할 때 더그아웃에서 분을 참지 못했다. 에이스로서 중요한 경기를 잡고 싶고, 스스로 부진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몸이 따르지 않아 나온 행동이었다. 니퍼트는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을 마치고 선수단 미팅을 요청해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던진 행동을 사과했다. 

절실한 마음은 3경기째 통하지 않았다. 니퍼트는 1회 1사에서 나성범에게 중월 홈런을 맞더니 2회에는 손시헌의 좌월 투런포와 나성범의 좌중월 2타점 적시 2루타, 스크럭스의 좌월 3점포를 묶어 대거 7점을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든 긴 이닝을 버티려 했지만 4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모창민에게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고원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고원준은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이호준에게 중견수 앞 적시타를 허용하며 니퍼트의 실점을 11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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