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홈런이었다. 라인드라이브로 쭉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승엽의 파워가 여전히 놀라운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는 홈런이었다.
그러나 더 묵직한 울림을 준 것은 경기 후 안부를 전하는 대화 속에서였다. 이승엽은 그 홈런으로 진짜 은퇴를 결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설명을 위해 대화를 먼저 전해본다.
정(정철우) : 오늘 홈런 대단했어요. 진짜 은퇴하는게 아깝게 느껴지는 홈런이었습니다.
이(이승엽) : 에이, 그냥 얻어걸린거죠.
정 : 너무 겸손한 것도 좋지 않습니다. 맞는 순간 직선타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넘어가더라구요. 대단한 홈런이 맞습니다.
이 : 솔직하게 말하면 저도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기분이 좋은 걸 보니 이제 정말 은퇴를 해야 할 때가 됐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습니다. 이제 정말 은퇴가 확고하게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정 : 기분 좋은 홈런을 쳤는데 왜 은퇴를 확신해요. 그럴 수록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 홈런 하나 치고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안 그랬거든요. 하나를 쳐도 더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더 노력할 수 있었죠. 이젠 달라졌더라구요. 홈런 하나 쳤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 정말 은퇴해야 하는 구나'하고 느끼게 됐습니다. 이제 홈런 하나로 만족이 되더라구요. 됐다고 하는 순간 나태해지는거라 생각합니다. 나태한 모습으로 시간을 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은퇴 시기를 참 잘 잡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시 동안 둘 다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랬다. 이승엽은 평생을 자신을 담금질 하며 살아왔다. 목표를 넘어서면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아니라 더 많은 홈런을 치기 위해 변화를 택했다. 대선배 양준혁 조차 "홈런 기록을 세우고도 다음 해에 타격 폼을 바꾸는 모습을 보며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최고의 순간, 최고의 기쁨을 느꼈을 때 정상에서 내려오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이승엽은 그 알기 어려운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결단을 내렸다.
22호 홈런은 올 시즌 최고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멋진 홈런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그 때 은퇴를 확신했다고 했다. 그 이유는 그 한 방에 기뻐하는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그가 정상에 섰기에 내려올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이승엽은 달랐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순간, 은퇴를 결심했다. 진정한 노력으로 온 힘을 기울여 살아 온 자 만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이제 그의 은퇴까지 11경기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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