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란 드라기치
[스포티비뉴스=조현일 농구 해설 위원/전문 기자] 슬로베니아의 무시무시한 공격력은 4강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15일(한국 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2017 유로바스켓 4강 맞대결에서 슬로베니아가 전 대회 우승에 빛나는 스페인을 92-7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슬로베니아는 팀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바스켓 결승에 입맞춤했다. 동시에 스페인의 유로바스켓 13연승도 끊어냈다.

슬로베니아는 대회 최고의 공격 팀이다. 평균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데다 틈만 나면 냅다 달리는 런-앤-건을 통해 상대 수비를 무력화한다. 8강, 4강 2경기에서 슬로베니아가 올린 득점은 물 200점. 

보통 단기전에선 경기 속도, 템포가 느려지곤 한다. 하지만 슬로베니아는 그렇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공격권을 만들어내면서 스페인의 낮은 에너지를 공략했다. 

3점이 훌륭한 무기로 쓰였다. 슬로베니아의 야투 시도 67개 가운데 25개가 3점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25개 중 14개의 3점을 넣은 슬로베니아는 퍼리미터 공격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스페인 수비 위치가 외곽으로 몰리자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로 림을 공략했다. 

3점과 페인트 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슬로베니아의 스페이싱이 40분 내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어렵지 않게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고란 드라기치-루카 돈치치로 이어지는 확실한 원투 펀치의 개인 능력도 큰 힘이 됐다. 둘은 공간을 넓게 벌린 채 2-2 플레이와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주도했다. 

기본적으로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두 선수가 번갈아 볼 핸들러로 나서자 슬로베니아의 공격은 더욱 안정적으로 흘러갔다. 

많은 공격권을 만들어내면서 92점을 올렸지만 슬로베니아가 범한 실책은 고작 8개였다. 반면 어시스트는 무려 23개를 뿌렸다.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어시스트-실책 비율을 나타내는 ATR이 무려 3-1에 가까웠다. 

속공 득점 역시 슬로베니아의 우위였다. 슬로베니아는 속공으로만 12점을 올렸다. 수비에 성공한 이후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그 어느 팀보다 빨랐다.

앤서니 랜돌프나 개스퍼 비드마르 등 빅맨 자원들이 노마크 덩크를 여러 차례 터뜨린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이는 페인트 존 득점의 우세(36-28)로도 이어졌다. 

확실한 에이스 두 명에다 동료들 모두 패스, 3점에 능하다 보니 스페인 입장에서는 도무지 당해낼 길이 없었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슬로베니아는 거의 대부분인 38분 38초 동안 리드를 잡았다. 반면, 스페인은 46초에 불과했다. 그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년도 우승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슬로베니아. 그 무시무시한 화력이 2017 유로바스켓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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