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루크 락홀드(32, 미국)가 1년 3개월 만에 펼친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17일(한국 시간) 미국 피츠버그 PPG 페인츠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6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9위 데이빗 브랜치(35, 미국)를 2라운드 4분 5초 파운딩 연타 서브미션으로 이겼다.

지난해 6월 락홀드를 KO로 이기고 미들급 챔피언이 된 마이클 비스핑은 랭커들과 타이틀 방어전을 펼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댄 헨더슨에 이어 오는 11월 UFC 217에서 조르주 생피에르와 싸울 예정.

헨더슨은 당시 랭킹이 톱 10 밖이었고, 전 웰터급 챔피언 생피에르는 미들급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락홀드는 미들급 타이틀 전선이 꼬인 게 자신 때문이라는 걸 안다. 복귀전을 앞두고 "엉망이 된 미들급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무릎 부상을 치료하고 돌아온 락홀드는 전 WSOF 미들급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브랜치를 잡고 결자해지의 첫 단추를 끼웠다. 타이틀 도전권을 얻기 위해 잠정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나 랭킹 2위 요엘 로메로 등과 경쟁해야 한다.

사우스포 락홀드의 강력한 무기는 왼발 킥. 브랜치는 절대 락홀드의 킥 거리에 있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아예 빠져 있거나 계속 붙어 근접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락홀드는 브랜치의 작전에 초반 위기를 맞았다. 뒤로 빠지다가 펜스에 몰려 브랜치의 펀치 연타를 안면에 허용했다. 클린치로 붙어 회복 시간을 벌지 않았다면 위기에 빠질 뻔했다.

락홀드는 타격전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자 2라운드부터 작전을 바꿨다. 클린치 레슬링 싸움을 걸었다. 여기서 우위를 점했다. 브랜치를 넘어뜨리고 바로 풀마운트로 올라갔다. 백마운트까지 잡고 파운딩 세례를 퍼붓자 브랜치가 바닥에 탭을 쳤다. 그대로 경기 끝.

1년 9개월 만에 승리한 락홀드는 전적 16승 3패가 됐다. "이제 다시 타이틀을 향해 간다"고 말했다.

브랜치는 2012년 11월 이후 11연승을 달리다가 락홀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5년 4개월 만에 고배를 마시고 전적 21승 4패가 됐다.

[웰터급] 체급은 무시할 수 없지

마이크 페리(26, 미국)는 원래 티아고 알베스와 붙을 예정이었다. 알베스가 부상으로 출전이 힘들어지자 대타 요원으로 선택된 파이터는 알렉스 레예스(30, 미국).

레예스는 프로 2연패한 뒤 13연승을 달리던 강자였다. 옥타곤 밖에서 9번 KO로, 3번 서브미션으로 이겼다. 그런데 라이트급 선수였다. UFC와 계약 기회를 잡기 위해 대회 3일 전 웰터급 경기 오퍼를 수락했다.

레예스는 페리의 힘을 자신의 기술로 누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체급은 만만히 볼 수 없었다. 특히 UFC 레벨에서는.

페리의 무지막지한 압박에 쉽게 무너졌다. 클린치 니킥을 얼굴에 맞고 1라운드 1분 19초 만에 KO로 졌다.

페리는 땀도 흘리지 않았다. 왁스로 바짝 세운 머리 스타일은 경기가 끝나도 그대로였다. 전적 11승 1패가 된 페리는 "알베스가 도망갔다"고 비난하면서 "로비 라울러와 붙고 싶다"고 소리쳤다.

[미들급] "아직도 내 이름 모르겠어?"

앤서니 스미스(29, 미국)는 "헥터 롬바드(39, 쿠바)가 100% 내추럴(약을 쓰지 않음)이라고 말하던데 너무 어이없다. 약물검사 통과하지 못한 적이 있는데…"라며 비난했다.

롬바드가 그 인터뷰를 봤을까? 스미스를 무섭게 몰아쳤다.

롬바드는 175cm로 미들급에서 단신에 속한다. 스미스는 196cm의 장신, 키 차이가 21cm나 나는데도 롬바드는 겁 없이 전진해 펀치를 던지고 로킥과 미들킥을 찼다. 2라운드 중반까지 공세를 계속했다. 타격전에서 밀리지 않았고 스미스를 등 뒤에서 싸잡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그러나 롬바드의 고질적인 약점은 중후반 체력이 급격히 빠진다는 것. 1·2라운드를 롬바드에게 내준 스미스는 3라운드 시작하기 전 "롬바드, 아직도 내 이름을 모르겠어?"라고 도발하더니 결정적인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롬바드를 쓰러뜨렸다.

판정으로 가면 질 가능성이 높은 경기 내용, 단발로 승부를 뒤집었다. 롬바드가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스미스는 3라운드 2분 33초 만에 TKO로 이기고 3연승을 달렸다. 전적 28승 12패가 됐다. 롬바드는 4연패에 빠졌다. 최근 5경기 4패 1무효로 퇴출 위기로 몰렸다. 전적은 34승 1무 8패 2무효가 됐다.

[웰터급] 카마루 우스만의 새 경로

TUF 21 우승자로 랭킹 13위에 올라 있는 카마루 우스만(29, 나이지리아)은 웰터급에서 자신의 그래플링이 가장 세다고 믿는다. 지난 1월 "김동현을 꺾고 마이아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콜비 코빙턴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코빙턴은 지난 6월 김동현을 판정으로 꺾고 다음 달 29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9에서 마이아와 경기한다.

지난 4월 션 스트릭랜드를 레슬링으로 압도해 판정승한 우스만은 칼을 간 듯, 세르지오 모라에스(35, 브라질)를 압박했다. 레슬링이 워낙 좋으니 모라에스는 백 스텝을 밟으면서 반격 찬스를 노렸다. 그런데 우스만은 날카로운 오른손 펀치로 모라에스에게 먼저 다운을 빼앗았다.

우스만은 모라에스를 펜스로 몰더니 왼손 훅에 이은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경기를 끝냈다. 1라운드 2분 48초 만이었다. 옥타곤 첫 번째 KO승으로 10연승(UFC 6연승)을 이어 갔다. 통산 전적 11승 1패가 됐다.

이제 우스만은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하파엘 도스 안요스와 붙게 해 달라. 그가 바로 타이틀전을 원한다고 하던데 말도 안 된다"며 새 타깃을 겨냥했다.

[헤비급] 잽이 이렇게 무서워

저스틴 레뎃(28, 미국)은 키 193cm 양팔 길이 203cm로 대학교 때까지 농구 선수(스몰 포워드)였다. 농구를 그만두고 사촌의 권유로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2010년부터 프로로 활동해 6승 1무효 전적을 쌓고 지난해 8월 옥타곤에 들어왔다.

레뎃은 프로 복싱 5승 무패 경험도 갖고 있는 영리한 타격가. 자신의 거리에서 왼손 잽으로 키 185cm의 주 아냐누(36, 미국)를 두들기면서 손쉽게 주도권을 잡았다. 아냐누는 큰 궤적의 오른손 펀치를 휘둘러 봤지만, 뒤로 빠지는 레뎃에게 대미지를 주지 못했다. 레뎃은 그럴 때마다 '하나도 안 아프다'는 제스처로 도발했다.

3라운드 아냐누가 인 파이트로 모험을 걸었지만 그 기세를 계속 이어 가지 못했다. 드미티리 소스노프스키 대신 일주일 전에 대체 선수로 들어왔기 때문에 체력이 모자랐다.

레뎃의 3라운드 종료 2-1(29-28,28-29,29-28) 판정승. 레뎃은 채스 셔먼과 마크 고드비어에 이어, 타 단체에서 5연승하다가 UFC 데뷔전에 나선 아냐누까지 잡아 무패 행진(9승 1무효)을 달렸다. 레뎃은 UFC 헤비급의 새로운 강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