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트리플 G(GGG)' 게나디 골로프킨(35, 카자흐스탄)이 연승 행진을 멈췄다. 37전 37승을 하다가 처음 무승부를 기록했다.

17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WBA(슈퍼) WBC IBF IBO 세계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종료 1-1(118-110 알바레스,115-113 골로프킨,114-114 무승부)로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 멕시코)와 비겼다.

편파 판정 논란이 일고 있다. 골로프킨이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레녹스 루이스는 트위터로 "둘 모두 고개를 당당히 들어라"고 칭찬했지만 "그러나 이 경기는 무승부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셰인 모슬리는 "골로프킨이 열 라운드 이겼다"고 평가했다.

매니 파퀴아오는 트위터에 "호주에서 심판들을 데려왔어?"라고 썼다. 파퀴아오는 지난 7월 호주에서 제프 혼에게 0-3(111-117,113-115,113-115)으로 판정패했다. 혼에게 승리를 준 세 명의 심판까지 싸잡아 비꼬았다.

골로프킨은 36분 내내 잽을 앞세워 전진했다. 아웃복싱 작전을 들고 나온 알바레스를 링줄로 몰고 강타를 노렸다. 공격 적극성(aggression)에선 골로프킨이 단연 앞섰다.

물론 복싱에선 대미지를 얼마나 줬는지가 더 중요한 채점 항목이다. 심판들이 뒤로 빠지는 알바레스에게 골로프킨과 대등한 점수를 준 건(또는 8점 차 우세를 준 건) 알바레스가 힘 실린 유효 펀치(Power Puch)로 더 큰 대미지를 안겼다고 봤다는 뜻이다.

복싱신닷컴(www.boxingscene.com)의 집계에 따르면 골로프킨은 총 218회 펀치(잽 108회+힘 실린 유효 펀치 110회)를, 알바레스는 총 169회 펀치(잽 55회+힘 실린 유효 펀치 114회)를 맞혔다.

△1라운드 골로프킨 15(13+2) 알바레스 10(5+5) △2라운드 골로프킨 12(7+5) 알바레스 14(7+7) △3라운드 골로프킨 15(7+8) 알바레스 13(2+11) △4라운드 골로프킨 18(9+9) 알바레스 13(8+5) △5라운드 골로프킨 18(5+13) 알바레스 14(5+9) △6라운드 골로프킨 16(4+12) 알바레스 15(7+8) △7라운드 골로프킨 16(9+7) 알바레스 12(8+4) △8라운드 골로프킨 21(12+9) 알바레스 11(1+10) △9라운드 골로프킨 24(11+13) 알바레스 13(2+11) △10라운드 골로프킨 23(12+11) 알바레스 18(3+15) △11라운드 골로프킨 17(8+9) 알바레스 13(3+10) △12라운드 골로프킨 23(11+12) 알바레스 23(4+19)

라운드별 총 적중 펀치에선 골로프킨이 10개 라운드를 앞섰고, 잽을 제외한 힘 실린 유효 펀치만 보면 알바레스가 7개 라운드에서 우세했다.

히스패닉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알바레스의 홈그라운드 이점을 '넉넉하게' 고려한다면, 동점 채점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수준.

그러나 118-110으로 알바레스의 승리로 채점한 저지(Judge) 아델라이드 버드의 판정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부분 관계자들 반응이다. 버드는 1·2·3·5·6·8·9·10·11·12라운드, 총 열 라운드에서 알바레스에게 10점씩을 줬다.

알바레스가 소속된 골든보이 프로모션 대표 오스카 델라 호야도 "118-110에 놀랐다. 난 115-113으로 알바레스가 이긴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힐 정도. 두 라운드 차이 박빙으로 봤다는 얘기다.

버드는 복싱과 종합격투기를 오가며 저지를 맡고 있다. 그녀의 과거 이력이 소개되면서 자질 문제가 떠오른다.

ESPN에 따르면 버드는 △지난해 5월 아미르 칸이 알바레스에게 KO되기 전까지 칸이 앞서고 있다고 채점한 유일한 심판 △2012년 12월 UFC 155에서 멜빈 길라드가 제이미 바너에게 이겼다고 채점한 유일한 심판 △2010년 12월 TUF 피날레에서 남 판이 레너드 가르시아에게 이겼다고 채점한 유일한 심판 △2008년 4월 버나드 홉킨스가 조 칼자게에게 이겼다고 채점한 유일한 심판이라는 전력을 갖고 있다.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 전무이사 밥 베넷도 버드를 완전히 감싸 주지 못했다. "그녀는 아주 뛰어난 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두둔했지만 "누구에게나 나쁜 날이 있지 않나. 그녀가 경기를 좀 다르게 본 것 같다. 점수 차가 많이 났다"고 평했다.

골로프킨은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알바레스는 최대 네 라운드를 이겼을 뿐이다. 내가 계속 압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알바레스는 "골로프킨의 파워에 놀라지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괴물은 아니었다. 내가 일곱 내지 여덟 라운드를 가져갔다. 적어도 세 번 골로프킨을 주춤거리게 했다. 무승부 판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분위기는 재대결해야 한다는 쪽이다. 둘도 그러길 바랐다. 알바레스는 "사람들이 원하면 당연히 좋다. 골로프킨은 이기지 못했다. 무승부가 났다. 두 번째 경기에선 내가 이길 것"이라고, 골로프킨은 "물론 재대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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