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PD연합회가 '리얼스토리-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공|MBC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한국PD연합회가 MBC ‘리얼스토리-눈’의 이현숙 CP에 대해 폭로했다.

한국PD연합회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얼스토리-눈’을 두고 “치정 · 재산분쟁 · 사건사고 · 소송 등 갈등을 폭로하는 황색 저널리즘으로, 시청률을 위해 맹목적으로 선정성을 추구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문제가 불거진 송선미씨 남편 장례식장 취재에 대해서 이 CP는 ‘무리한 취재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독립PD는 ‘싸우는 그림 붙여 와라, 리얼한 그림 가져와라, 안 그러면 불방’이라고 제작진을 협박했다고 SNS로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PD연합회는 “이번 사건은 비정상적인 마인드를 가진 한 CP의 문제일 뿐 아니라,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조장하고 습관화시킨 MBC 경영진의 책임이다. 현 김장겸 체제가 이 문제를 순리대로 해결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공영방송을 되살리려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보름을 넘겼다. MBC 적폐의 민낯을 보여준 이번 추문을 해결하려면 MBC 경영진의 전면 교체가 선행돼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즉각 해임해야 하며, 그 후속조치로 김장겸 사장의 퇴진과 이 CP에 대한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리얼스토리 눈’ 측은 영화미술 감독 출신이자 송선미 씨 남편 고 씨의 피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는 과정에서 고인의 장례식장 모습을 화면에 담아 과잉 취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리얼스토리 눈’ 측은 “MBC가 외주 제작사에게 무리한 취재를 지시하고 책임을 전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방송이 나간 후 장례식 장면이 보기 불편하다는 시청자들의 일부 지적과 송선미 씨측의 요청에 의해 다시 보기를 즉시 삭제하고, 유감의 뜻을 전하는 등 사후 대응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하 한국PD 연합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MBC ‘리얼스토리-눈’ 이현숙 CP의 막장 언행을 접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PD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가. ‘리얼스토리 - 눈’ 시사 중 수없이 되풀이 된 이아무개 CP의 망발은 대한민국 PD의 명예와 자존심은 참담하게 짓밟았다. 이 CP의 성희롱 발언은 단순한 폭언이 아니라 독립PD들의 인격을 난도질한 범죄로, MBC는 당장 이 CP를 중징계하고 재발방지를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 그는 한국PD연합회 회원이 아니지만, 우리는 이러한 상식 이하의 인물을 PD집단에서 여과하지 못하고 막장 언행을 방치한 데 대해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방송의 주인인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송구스런 마음을 표하고자 한다.   

‘리얼스토리-눈’은 안광한 사장 시절인 2014년 봄 신설되어 뉴스-일일극-선정적인 ‘교양’으로 이어지는 ‘막장의 황금 라인업’으로 MBC 편성의 한 축을 이룬 프로그램이다. 기획의도는 “사건을 꿰뚫는 눈을 통해 사건의 이면, 사회의 이면, 인간심리 이면의 본 모습을 드러낸다”고 했지만 실제 716회까지 방송된 내용을 보면 치정 · 재산분쟁 · 사건사고 · 소송 등 갈등을 폭로하는 황색 저널리즘으로, 시청률을 위해 맹목적으로 선정성을 추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 CP는 막말 뿐 아니라 갑질 계약과 비상식적인 경쟁을 강요했다. ▲ 거의 완성된 프로그램을 시사하여 방송을 보류시키면 제작사는 일이 끊길까 두려워 적자를 감수하며 재제작하거나, 적자를 견딜 수 없어 방송을 포기해야 했으며 ▲ 한 아이템에 세 취재팀을 보내 그 중 하나만 선택하고 나머지 두 팀에 대해서는 제작비를 안 주는 등 상식을 넘는 경쟁을 강요했고 ▲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제작사와 독립PD에게 책임을 전가해 왔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송선미씨 남편 장례식장 취재에 대해서 이 CP는 “무리한 취재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독립PD는 “싸우는 그림 붙여 와라, 리얼한 그림 가져와라, 안 그러면 불방”이라고 제작진을 협박했다고 SNS로 폭로했다. MBC와 이CP는 구치소 몰래카메라 촬영으로 독립PD들이 기소됐을 때 모든 책임을 제작사에 떠넘겼다가 비난여론이 일자 마지못해 소송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과 제작사 · 독립PD의 불공정한 권력관계를 바로잡고 건강한 방송생태계을 이뤄야 할 지금, ‘리얼스토리-눈’은 반드시 시정해야 할 최악의 적폐 프로그램으로 드러났다.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할 MBC와 이 CP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실은 참담할 따름이다. MBC는 “(이 폭로가) 파업의 불씨를 키우기 위한 건 아닌지 순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 CP를 두둔하고 나섰다. 당사자인 이 CP는 한술 더 떠 “(나에게) 해명을 촉구하지 말고 본질적으로 그들이 문제제기하는 의도를 파악해보라”고 일간지 기자에게 말했다니 그 뻔뻔함에 눈앞이 캄캄할 지경이다.

이 CP는 전두환 때인 1984년 학도호국단 특혜로 MBC에 입사, PD로서의 능력보다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앞뒤 가리지 않는 막말로 악명이 높았다. 이런 그가 김재철-김종국-안광한-김장겸으로 이어지는 MBC 적폐 경영진의 비호 아래 시사교양국장을 거쳐 특임국장으로 승승장구하며 갑질을 일삼다가 선을 넘은 것이다. 독립PD협회가 공개한 녹취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상대적 약자인 독립PD들이 내놓은 첫 비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밝혀질 MBC의 갑질은 훨씬 더 심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비정상적인 마인드를 가진 한 CP의 문제일 뿐 아니라,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조장하고 습관화시킨 MBC 경영진의 책임이다. 현 김장겸 체제가 이 문제를 순리대로 해결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공영방송을 되살리려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보름을 넘겼다. MBC 적폐의 민낯을 보여준 이번 추문을 해결하려면 MBC 경영진의 전면 교체가 선행돼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즉각 해임해야 하며, 그 후속조치로 김장겸 사장의 퇴진과 이 CP에 대한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  
 
여러 독립PD들이 KBS, MBC 파업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 제작을 거부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MBC PD협회는 오늘 발표한 성명에서 “무너졌던 회사 내 조직과 역량을 복원하고 외주사와의 좋은 파트너십을 다시 세울 것”을 천명했다. 우리는 독립PD들의 용감한 행동을 지지하며, MBC PD협회의 ‘상생’ 선언을 환영한다. 한국PD연합회는 건강한 방송생태계를 이루는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양식 있는 PD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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