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베일을 드러낸 북한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선수들의 평균 키는 175cm로 크지 않다. 14살 선수(김현주)가 있을만큼 어린 선수들도 포함됐다. 올해 국제 무대에 출전하지 않았던 북한은 끈끈한 수비가 돋보였다.

최근 성장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 아시아 국가들처럼 빠른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워낙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범실이 많았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20일 태국 나콘빠콤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북한을 세트스코어 3-0(25-17 25-23 25-19)으로 이겼다.

이번 대회는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2장이 걸려 있다. 한국은 태국 북한 이란 베트남과 B조에 편성됐다. 풀리그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상위 2개 팀이 내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티켓을 거머쥔다.

올해 열린 국제 대회 가운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은 김연경(중국 상하이)은 물론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합류했다. '붙박이 미들 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이 빠졌지만 한국은 현재 꾸릴 수 있는 최상의 멤버들을 태국에 보냈다.

한국의 첫 경기 상대는 북한이었다. 홍성진 감독은 물론 선수들은 북한에 대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이유는 북한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워낙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힘겹게 손에 넣은 영상 자료를 지난 15일 지켜봤다. 홍 감독은 북한에 대해 "전력은 이란 정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에서 가장 경계할 선수는 정진심(26)이었다. 한국과 북한이 가장 최근 만난 대회는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다. 이 대회에서 펼쳐진 남북전에서 한국의 김연경과 북한의 정진심은 모두 30점을 올렸다.

베일을 드러낸 북한은 예상보다 끈끈한 팀워크를 갖췄다. 또한 정진심은 백어택은 물론 이동 속공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을 시도했다. 북한은 베트남처럼 빠른 배구를 펼치며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워낙 국제 대회 경험이 없기에 중요한 고비처에서 범실이 쏟아졌다.

북한은 1세트에서만 무려 14개의 실책을 범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빠르지만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결은 매끄럽지 못했다. 한국은 중요한 남북전을 3-0으로 이기며 쾌조의 출발을 끊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 대회 경험을 쌓을 경우 베트남처럼 한국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복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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