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레 이궈달라
[스포티비뉴스=조현일 농구 해설 위원/전문 기자] '안드레 이궈달라, 휴스턴 로케츠 유니폼 입을 뻔했다?' 

2015 파이널 MVP에 빛나는 이궈달라가 소속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거의 떠날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의 크리스 헤인즈의 보도에 따르면 워리어스의 제안에 실망했던 이궈달라는 휴스턴 로케츠 이적을 거의 결심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골든스테이트와 극적으로 협상에 성공하며 워리어스에서 5번째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진로를 놓고 이궈달라가 고민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계약 규모 때문이었다. 

샘 아믹 기자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가 제일 먼저 제시했던 내용은 2년 1,200~1,400만 달러에 3년은 부분 보장이었다(헤인즈 기자는 첫 제안이 3년, 3,600만 달러, 3년차는 부분 보장이라 보도). 

이궈달라가 워리어스를 위해 기울인 노력, 희생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워리어스가 이궈달라에게 건넨 두 번째 제안 역시 이궈달라의 마음을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때부터 이궈달라의 심사가 뒤틀렸다. 골든스테이트 이적 당시, 4년 4,8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던 이궈달라는 이미 이를 통해 재정적인 희생을 했다고 여겼다. 

뿐만 아니라 스티브 커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는 팀 내 역할도 축소된 상황이었다. 

이후 밥 마이어스 워리어스 단장이 3년 4,200만 달러로 금액을 수정했지만 여전히 3년차는 부분적으로만 보장되는 계약이었다. 이 시점에서 이궈달라는 골든스테이트와 협상을 중단했다. 

자유계약시장이 열리자마자 이궈달라는 많은 팀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특히 서부 팀이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첫 날에만 세 개 팀이 이궈달라에게 달려들었다. 

가장 먼저 접촉한 구단은 LA 레이커스. 레이커스 관계자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궈달라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다음 미팅 상대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였다. 이궈달라와 만난 샌안토니오는 첫 해 840만 달러로 시작하는 4년 계약을 던졌다. 

이궈달라에게 꽤나 매력적인 제안을 건넸던 새크라멘토 킹스와 스킨십을 끝으로 이궈달라는 정신 없었던 자유계약시장 첫 날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마음을 가장 세차게 흔든 팀은 따로 있었다. 제임스 하든이 이끄는 휴스턴 로케츠였다. 

휴스턴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미드-레벨 익셉션을 통해 4년, 3,200만 달러를 제시했다. 로케츠와 2시간 동안 미팅을 가졌던 이궈달라 캠프 측은 "역대 최고의 영입 프레젠테이션이었다"며 감탄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2013 시즌이 끝난 이후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했을 때 이궈달라는 워리어스 측에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거의 살펴보지도 않은 채 입단 도장을 찍은 바 있다. 

휴스턴이 줄 수 있는 금액은 골든스테이트보다 낮았다. 하지만 대럴 모리 휴스턴 단장은 "다양한 사인-앤-트레이드를 통해 연봉을 더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이궈달라를 설득했다. 

이 미팅 이후 몇몇 언론들은 "휴스턴이 이궈달라 영입에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궈달라는 휴스턴과 회동 이후 다른 팀들과 만남을 취소했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에겐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었다. 이궈달라와 다시 만난 자리에서 워리어스는 마이어스 단장, 스티브 커 감독을 참석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이궈달라는 원래 두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작별 인사를 나눌 계획이었다. 연간 1,600만 달러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었던 이궈달라의 휴스턴 합류는 거의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미팅이 끝난 후 이궈달라의 대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마이어스 단장이 조 레이콥 구단주로부터 결제(?)를 받는데 성공한 것. 

레이콥 구단주가 3년, 4,800만 달러 계약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덕분에 이궈달라는 워리어스 유니폼을 입고 2017-2018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베이 지역 기자인 팀 카와카미는 "그 누구도 레이콥 구단주와 마이어스 단장을 상대로 이렇게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다. 아마 그 두 사람도 이궈달라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산호세 머큐리 역시 "워리어스가 더 나은 조건을 건네게끔 만들기 위해 자유계약시장 문을 두드렸다"며 이궈달라가 영리한 방법으로 주도권을 잡았다고 표현했다. 

이궈달라는 골든스테이트 이적 이후 4시즌 연속 한 자리 득점에 머물렀다. 시즌 평균 득점이 10점에도 미치지 못한 건 루키 시즌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히 이궈달라는 2004-2005시즌 데뷔 이후 워리어스에서 맞이한 첫 시즌까지 출전한 758경기를 모두 주전으로 나섰던 선수였다. 

하지만 팀을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버렸다. 실제, 지난 세 시즌 동안 이궈달라가 주전으로 나선 횟수는 딱 한 번에 불과했다. 

이궈달라가 리그 최고의 벤치 자원으로 거듭나면서 골든스테이트는 세컨드 유닛이 이끄는 시간마저도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이로써 이궈달라는 은퇴나 트레이드 같은 변수가 없다는 가정하에 최소 7년 간 워리어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궈달라의 데뷔 팀인 필라델피아 76ers에서 보냈던 기간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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