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규는 옥타곤에서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8월 UFC 202 미디어 데이에서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한 임현규.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댓글 하나하나 꼼꼼하게 다 보는 스타일입니다. 악플도 다 읽어요."

'에이스' 임현규(32, 팀 마초)는 지난해 8월 UFC 202에서 마이크 페리에게 TKO로 지고 부쩍 늘어난 악플 수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달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확실히 예전보다 제 기사 댓글이 늘었어요. 물론 악플이 훨씬 많지만…. 그래도 무관심보다 낫습니다. 비판의 목소리를 가슴에 새겨서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임현규는 페리와 경기에서 너무 서둘렀다. 페리에게 정타를 허용한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욕이 지나쳤던 게 문제였다. 대미지 회복 시간 없이 달려들다가 또 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예전부터 무조건 화끈하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상대와 공격 없이 서 있는 시간을 참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들어갈 때가 많았죠."

"페리와 경기에서도 정타를 맞고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여기서 나도 펀치 한 방 터트려 분위기를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무작정 들어갔는데…. 그러다가 천장을 보고 말았죠(웃음)."

임현규는 2013년 3월 UFC에 데뷔해 6전 3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1월 타렉 사피딘과 경기에서 5라운드 판정으로 진 게 유일한 판정 승부. 다른 다섯 경기에선 KO로 이기거나 KO로 졌다.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이다.

여러 댓글은 '왜 뛰어난 신체 조건을 활용한 경기를 하지 않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임현규는 키 189cm 양팔 길이 200cm로 웰터급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빅 유닛'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임현규가 전략적으로 싸운다면 경쟁력이 강화되고 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한다.

오는 23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7에서 아베 다이치와 맞붙는 임현규는 '무조건 화끈한'에서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스타일 변화가 필요할 때입니다. 댓글로 말씀해 주시는 것처럼 제 거리를 찾아서 경기해 볼 생각입니다. 물론 흥분하지 않아야 해요. 마음을 차갑게 해서 올라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임현규는 언더 카드 1경기에서 싸운다.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트, UFC 넘버 대회 메인 카드에서 경기하다가 갑자기 변방으로 밀렸다.

하지만 다시 시작할 기회라고 믿는다. 4년 6개월 전, 옥타곤 데뷔전처럼 일본에서 갖는 아침 경기. 새로운 버전의 임현규가 나타나기 좋은 날이다.

"가능한 자주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임현규는 "경기가 끝나고 기분 좋게 '선플'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임현규는 팬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덧붙였다. "전 선수니까 비판을 받아도 상관없지만, 댓글로 제 아내나 아이 욕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임현규와 전찬미가 나서는 UFC 파이트 나이트 117 언더 카드 경기는 오는 23일 아침 8시 30분부터 SPOTV, SPOTV ON, SPOTV NOW에서 생중계된다. 김동현과 고미 다카노리의 경기가 포함된 메인 카드는 오전 11시부터 SPOTV ON과 SPOTV NOW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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