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차우찬은 지난해 95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만큼 기대도 컸을 터. 차우찬은 LG가 기대했던 만큼 공을 던졌을까. 삼성에서 차우찬과 LG에서 차우찬은 누가 더 강할까.

승수에선 삼성 시절이 앞선다. 차우찬은 지난해 12승(6패)을 거두며 팀의 좌완 기둥 노릇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아직 10승에 다다라지 못했다. 10승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차우찬은 지난해 삼성에서 보인 투구 내용보다 조금 더 성장한 결과 나타냈다.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공을 던졌다.  

일단 패스트볼에서 삼성 시절과 차이를 보였다. 최고 구속은 비슷했지만 평균 구속이 지난해에 비해 약 2km정도 떨어졌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2.02m에서 1.89m로 짧아진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볼 끝의 힘은 올 시즌이 더 좋았다. 회전 수가 많아졌다. 지난해 2281rpm에서 올 시즌엔 2312rpm으로 회전 수가 좋아졌다. 놓는 거리가 짧아졌지만 회전을 더 주는 새로운 시도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직구에서 가장 중요한 상하 무브먼트도 46.91cm에서 50.99cm로 4cm 가량 높아졌다. 지난해와 같은 궤적을 예상하고 스윙을 하면 빗맞는 공이 나올 확률이 높았다는 걸 뜻한다.

실제로 차우찬의 패스트볼은 헛스윙 비율이 지난해 46.1%였지만 올 시즌엔 50.1%로 높아졌다.

직구 구사율이 다소 떨어진 반면 슬라이더 비율을 높인 것도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차우찬의 슬라이더는 지난해보다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상하 무브먼트는 1.75cm에서 9.17cm가 됐다. 지난해보다 7cm 이상 덜 떨어졌다는 걸 뜻한다. 오른쪽으로 휘는 움직임도 3cm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움직임이 줄어들며 자신이 컨트롤하기엔 더욱 편해진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지난해 2할7푼3리서 올해 2할2푼3리로 뚝 떨어졌다.

이 밖에 커브와 체인지업도 지난해보다 움직이는 각이 줄어든 대신 좋은 컨트롤을 보이며 안정감을 더했다.  

LG가 차우찬을 데려왔을 때 에이스를 꿈꿨다고 보기는 어렵다. 95억 원이라는 몸값을 떠나 일단 삼성에서 보인 만큼 구위를 펼치는 것이 1차 목표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차우찬에 대한 투자는 1차적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투구 분석에 따른 그의 구위가 지난해보다 확실히 나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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