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의 '비밀병기' 하혜진(한국도로공사)이 그랜드 챔피언스 컵 한일전에 이어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국은 22일 태국 나콘빠콤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예선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이란을 세트스코어 3-0(25-16, 25-18 25-20)으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하혜진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선발 출전했다. 2세트까지 코트를 누빈 하혜진은 한국의 해결사로 활약했다.

하혜진은 2014~2015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그의 프로 무대 데뷔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혜진의 아버지는 '왕년의 거포' 하종화(48) 전 현대캐피탈 감독이다. 하 전 감독은 한양대 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현대자동차서비스(현 현대캐피탈) 입단 이후 국내 무대를 평정한 그는 세계무대에서도 맹활약했다.

▲ 하혜진 ⓒ 스포티비뉴스

그러나 하혜진은 소속 팀에서 좀처럼 주전으로 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공격력은 뛰어났지만 그의 앞에는 외국인 선수가 버티고 있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뛰기에는 리시브가 문제였다. 모호한 상황에 처한 그는 좋은 경험을 쌓을 소중한 시간을 놓쳤다.

야속한 시간도 하혜진의 가능성을 잠재우지 못했다. 하혜진은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그랜드 챔피언스 컵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쉴 기회를 줬다.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 대회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5일 열린 한일전에서 하혜진은 두 팀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이후 중국 전에서 발등 부상을 입으며 더 이상 코트에 서지 않았다. 하혜진의 맹활약은 한 경기에서 나타난 '깜짝 활약'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하혜진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예선 이란과 경기에서 다시 한번 맹활약했다. 2세트까지 뛴 하혜진은 힘이 넘치는 스파이크는 물론 강약을 조절한 공격까지 구사했다.

1, 2세트에서 이재영(흥국생명)이 흔들릴 때 팀의 해결사는 하혜진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둔 하혜진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김)희진 언니 백업으로 활약하는 점만으로도 제겐 영광이다. 꿈은 항상 크게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큰 대회에서 더 많이 경험해 도움이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의 취약 포지션 가운데 하나는 김희진(IBK기업은행)의 백업 멤버였다. 국내 V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는 선수 대부분은 외국인 선수다. 이런 상황에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려줄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는 점점 줄어들었다.

가뭄 속의 단비처럼 나타난 하혜진은 이란과 경기에서 선전하며 대표 팀 전력에 힘을 불어넣었다.

[영상] 한국 VS 이란 하혜진 활약상 ⓒ SPOTV 미디어 서비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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