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충주,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로블로 사고에서 돌아온 '쿵푸 팬더' 아오르꺼러(22, 중국)가 3연승을 달렸다.

23일 충주세계무술공원에서 열린 로드FC 42 메인이벤트 무제한급 경기에서 마스다 유스케(37, 일본)를 3라운드 1분 52초 만에 펀치 TKO로 꺾었다.

약 50kg 가벼운 마스다는 아오르꺼러와 멀리 떨어져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아예 붙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묻지마 태클'을 걸어 아오르꺼러를 그라운드로 끌어들였다. 여기까지는 마스다의 계산대로.

그런데 아오르꺼러가 그라운드에서 생각보다 날랬다. 몸을 튕겨 마스다 위로 올라가더니 파운딩 연타를 내리쳤다. 밑에 깔린 마스다는 소나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가드를 올린 채 1라운드를 버텼다.

야스다의 작전은 2라운드에도 실패했다. 태클을 걸다가 외려 아오르꺼러에게 깔렸다. 풀마운트를 내주고 백마운트까지 빼앗겨 파운딩을 얻어맞았다. 2라운드가 끝나고 제발로 걸어서 코너까지 가지 못했다.

3라운드 승기를 잡은 아오르꺼러가 몰아쳤다. 야스다의 안면에 펀치를 맞히고 파운딩으로 경기를 끝냈다.

아오르꺼러는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전적 5승 3패를 기록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6월 로드FC 39에서 명현만에거 치명적인 로블로를 맞고 병원 신세를 졌지만 건재하게 돌아왔다. 아오르꺼러는 '강철 남자'였다.

[미들급] 윤동식 부상 불운으로 TKO패

1972년생으로 최무배 다음으로 나이 많은 국내 현역 파이터 윤동식(45)의 실력은 아직 죽지 않았다.

세계 정상급 유도가 출신답게 클린치에서 강했다. 미노와맨(41, 일본)에게 두 번이나 톱포지션을 차지하고 압박했다. 1라운드에는 풀마운트에 이어 백포지션에서 리어네이키드초크를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가 들이닥쳤다. 2라운드 중반 미노와맨과 그래플링 대결을 펼치다가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경기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였다. 미노와맨의 TKO승이었다.

111번째 경기에 나선 미노와맨은 61번째 승리(8무 42패)를 차지했다. 최근 3연패를 끊었다. 윤동식은 전적 9승 10패가 됐다.

[무제한급] 심건오 눈물의 TKO승

심건오(28, 김대환 MMA)가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김창희(33, 긱짐)를 2라운드 1분 18초 만에 TKO로 이겼다.

합쳐서 300kg에 이르는 두 거구의 대결이 1라운드를 넘길지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몸무게 160kg 김창희는 저돌적이었다. 무거운 펀치와 로킥으로 선제공격했다. 가까이 붙으면 심건오의 복무에 펀치를 꽂았다.

심건오가 반격에 나섰다. 김창희가 하이킥을 찰 때 밀어붙여 균형을 무너뜨리고 톱포지션으로 올라갔다. 파운딩을 퍼붓다가 김창희가 일어나려고 하면 다시 그라운드로 끌어 내리고 파운딩을 쳤다.

2라운드 체력이 더 남아 있던 심건오가 전진하면서 펀치를 던졌다. 김창희를 펜스에 몰고 무릎을 올려찼다. 김창희가 충격 때문에 방어에만 급급하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했다.

심건오와 김창희는 지난 6월 로드FC 39에서 만났다. 버팅 사고가 나 무효 경기로 끝났다.

심건오는 "1차전을 마치고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오늘 크게 잘하진 못햇지만 존경하는 형이자 스승인 김대환 관장께 나아진 경기를 보여 줄 수 있어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심건오는 3승 2패 전적을 쌓았다. 지난해 11월 호우전린에게 이긴 뒤 2연승이다.

[라이트급] 소방관 파이터의 TKO승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36, 팀 포스)이 프로 2연승을 달렸다.

라이트급 경기에서 이마이 슈나(22, 일본)를 1라운드 2분 28초 만에 앞차기에 이은 파운딩 연타로 쓰러뜨렸다.

키 173cm 신동국은 키 180cm 이마이와 섣불리 타격을 섞지 않았다. 멀리 떨어져 있다가 갑자기 거리를 좁혀 레슬링 싸움을 걸었다.

테이크다운에 실패한 신동국은 이번엔 달려 들어가며 왼발 앞차기를 차올렸다. 발차기가 갈비뼈에 꽂히자 이마이는 복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쓰러졌다. 기회를 잡은 신동국은 파운딩 연타로 경기를 끝냈다.

신동국은 화재 진압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소방관. 지난 4월 로드FC 38에서 임병하를 2라운드 53초 만에 TKO로 이기고 프로에 데뷔했다.

신동국은 "경기 준비하는 데 도움 주신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이곳에 소방관들이 많이 와 있다. 소방관들에게 따뜻한 관심 주시기 바란다. 소방관이 건강해야 여러분이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소리쳤다.

신동국은 경기장으로 들어서기 전 동료들과 지난 17일 강릉 석란정 화재에서 순직한 2명의 소방관의 명복을 빌며 묵념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신동국은 "두 명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밴텀급] 장익환 5연승 질주

'케이지 위 낙무아이' 장익환(29, 팀 파시)이 에밀 아바소프(28, 러시아)를 2라운드 4분 5초 만에 파운딩 연타 TKO로 이기고 5연승을 달렸다.

장익환은 잽과 로킥·미들킥으로 탐색전을 펼쳤고, 아바소프는 한 발 한 발에 힘을 잔뜩 실어 양손 훅을 휘둘렀다.

무에타이 한국 챔피언 출신 장익환이 타격에서 흐름을 주도하려고 했지만, 아바소프는 한 방을 갖고 있었다. 오른손 훅을 장익환의 안면에 터트려 다운을 얻었다.

장익환이 테이크다운으로 반격해 회복 시간을 벌지 않았다면 자칫 쓴잔을 마실 뻔했다.

위기를 넘긴 장익환은 아바소프의 패턴을 파악하고 2라운드부터 완전히 분위기를 잡았다. 때람뚜와로 압박하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톱포지션으로 올라갔다.

그라운드에서도 장익환은 강했다. 가드를 패스하고 기무라를 노린 다음, 풀마운트까지 점령해 파운딩 연타를 내리쳤다. 심판은 아바소프가 수세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대로 경기를 멈췄다.

장익환은 전적 6승 1패가 돼 밴텀급 타이틀 컨텐더 명분을 쌓았다. 영건스 무대에서 올라와 로드FC 넘버 대회에서 첫 번째 승리를 거뒀다는 의미도 있었다.

로드FC 042 결과

[무제한급] 아오르꺼러 vs 유스케 마스다
아오르꺼러 3라운드 1분 52초 펀치-파운딩 TKO승

[미들급] 미노와맨 vs 윤동식
미노와맨 2라운드 윤동식의 부상 TKO승

[무제한급] 김창희 vs 심건오
심건오 2라운드 1분 18초 펀치 TKO승

[라이트급] 신동국 vs 이마이 슈냐
신동국 1라운드 2분 28초 앞차기-파운딩 TKO승

[밴텀급] 장익환 vs 에밀 아바소프
장익환 2라운드 4분 5초 파운딩 T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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