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왼쪽)와 민병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양의지(30)와 민병헌(30, 두산 베어스)이 나란히 부활 신호탄을 쏘며 가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

양의지와 민병헌은 두산이 지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5연승을 달리는 동안 뜨거운 타격을 펼쳤다. 양의지는 타율 0.313 OPS 1.077 2홈런 4타점, 민병헌은 타율 0.400 OPS 1.400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가 힘을 실어주면서 두산 타선은 더 무서워졌다. 5경기 타율 0.338 OPS 1.013 16홈런을 기록하며 경기당 9.40점을 뽑았다.

두산 타선이 시즌 초반 고전할 때 양의지와 민병헌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 6월 25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팀 내 타점 2, 3위에 올라 있었다. 양의지는 타율 0.323 9홈런 44타점, 민병헌은 타율 0.316 8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 김재환과 함께 득점권에서 힘을 실어주던 두 타자가 한꺼번에 빠진 여파는 컸다. 두산은 양의지와 민병헌이 1군에서 말소된 6월 27일부터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5위권을 맴돌았다.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이지마 치료원에서 2주 동안 재활에 전념한 양의지와 민병헌은 빠르게 회복했다. 두 선수 모두 약 한 달 만에 빈워둔 자리로 돌아왔다. 

복귀한 기쁨도 잠시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을 다친 만큼 타격감을 되찾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양의지는 8월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러 있었고, 민병헌은 2할 후반대 타율은 나왔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양의지는 "자리를 비웠을 때 못 했던 걸 더 채워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된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고, 민병헌은 "최근 5년 동안 이렇게 안 맞기는 처음"이라며 답답해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선수가 고전해도 쉽게 라인업에서 빼지 않았다. 양의지는 하위 타순으로 내리고, 지명타자로 내보내면서 스스로 이겨 낼 때까지 기다렸다. 부상 복귀 이후 하위 타선에 있던 민병헌은 9월부터 주로 1번 타자로 기용하며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했다. 

생각보다 시간은 걸렸지만 제자리로 돌아왔다. 양의지와 민병헌이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류지혁,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에반스, 허경민까지 어지간하면 쉬어갈 타순이 없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기대를 모았던 22일 광주 KIA전에서는 3회 민병헌이 선취 투런포를 쏘아 올리고, 4회 양의지가 우중월 홈런을 터트리며 6-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24일 현재 81승 3무 55패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확정했고, 1경기 차 앞서 있는 선두 KIA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순위를 뒤집지 못하더라도 두산은 가을을 앞두고 살아난 양의지와 민병헌의 활약에 웃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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