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현대 야구는 바야흐로 뜬공 전성시대다. 미국 출신 세이버매트릭스 분석가 톰 탱고가 '뜬공이 땅볼보다 생산력이 좋다'는 이론을 발표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이른바 '뜬공 열풍'이 불었다. 발사 각도와 타구 속도 개념이 더해지면서 타자들은 스윙 궤적을 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즉 야구가 치고 달려 한 점을 쥐어짜는 스몰볼에서 공을 띄워 홈런으로 점수를 내는 빅볼로 바뀌어갔다.
SK는 KBO 리그에서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구단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팀에 힘 있는 타자들이 많고 홈으로 쓰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타자 친화 구장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타자들에게 공을 강하게 띄워서 칠 것을 주문했다. SK 타자들은 정경배 타격 코치의 주도 아래 어퍼 스윙을 익혔다. KIA에서 이적한 포수 이홍구는 "SK에 와서 어퍼 스윙으로 바꿔 장타력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SK는 지난 7일 214번째 홈런으로 단일 시즌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썼다.
삼성은 홈런 군단의 원조격이다. 10차례(1983, 1984, 1987, 1990, 1993, 1994, 1997, 1998, 2002, 2003)나 팀 홈런 1위를 지냈고, 통산 홈런 1위 이승엽을 중심으로 이만수 양준혁 등 국내를 대표하는 강타자를 여럿 배출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홈으로 쓰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좌우 측 펜스까지 거리가 99m, 가운데 펜스까지 112m 펜스 높이가 3m로 규모가 비교적 작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수원kt위즈파크와 함께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친화 구장이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시즌을 돌아봤을 때 어느 정도 우리 팀의 득점 방법은 정해진 것 같다. 다만 여기에 한 방 갖춘 타자가 라인업에 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으면서 "구장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리도 (SK처럼) 구장을 활용해서 홈런을 치는 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기면서 장타력 증강을 기대했던 삼성은 지난해엔 팀 홈런이 142개로 외려 리그 3위에서 리그 5위에 내려앉았다. 3년 연속 30홈런을 넘겼던 최형우가 FA로 팀을 옮긴 올해는 142개로 리그 6위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31홈런으로 체면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수 중에선 올 시즌을 끝나고 은퇴하는 이승엽이 22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구자욱이 스윙을 바꾸고 홈런 개수를 14개에서 21개로 늘렸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이원석이 17개로 뒤를 잇는다. 이원석마저 올해 삼성에 합류한 선수다.
삼성은 지난 13일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야수 4명을 뽑았다. 삼성 관계자는 "우리 팀에 오른손 거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드래프트 배경을 설명했다. 2차 드래프트 4라운드에 뽑힌 이태훈은 183cm 85kg 단단한 체구에 대학교 4년 통산 장타율이 5할이 넘어 우타 거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2차 5라운드에 합류한 부천고 출신 우투좌타 내야수 윤정빈은 184cm, 87kg 체구를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구자욱과 비슷한 유형이다. 올 시즌 고교 주말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9라운드 동산고 출신 공민규 역시 185cm, 몸무게가 85kg다. 백스윙과 몸통 회전이 좋아 아래로 치우치는 스윙 궤적을 바꾸면 장타력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팀 컬러를 바꾸고 만드는 게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SK가 지금처럼 홈런을 잘 치는 팀이 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한동민 정진기 등이 처음부터 홈런을 뻥뻥 친 선수가 아니었다. 현재 우리 팀엔 홈런을 칠 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김성훈 강한울 등이 어퍼 스윙을 한다고 해서 홈런이 늘어나지 않는다. 육성부터 시작해서 길게 봐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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