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AVC 제공

- 이고은, 조송화 세터와 공격수 호흡이 가장 중요

- 세계적인 세터 눗사라에게 농락당하지 말자

- 장기인 서브로 태국 리시브 흔드는 것이 우선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이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은 23일 태국 나콘빠콤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FIVB(국제배구연맹)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 B조 세 번째 경기에서 베트남을 세트스코어 3-0(25-21 25-13 25-16)으로 이겼다.

복병으로 여겨진 베트남을 완파한 한국은 3승, 승점 9점을 확보했다. 이날 태국은 북한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고 한국은 24일 열리는 태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태국으로 떠난 홍성진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과 주장 김연경(중국 상하이)은 "우선적인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티켓을 따는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태국과 상대 전적에서 27승 8패로 압도적으로 앞선다. 그러나 최근 경기 결과는 상황이 다르다.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한 태국은 최근 경기에서 한국을 상대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은 태국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힘 한번 써 보지 못하며 태국의 탄탄한 조직력에 무릎을 꿇었다.

▲ 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눗사라 톰콤 ⓒ AVC 제공

한국과 태국의 가장 큰 전력 차는 세터

태국은 김연경 같은 세계적인 공격수가 없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태국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이 대표 팀에 대거 발탁됐다. 이들은 키는 크지 않지만 뛰어난 점프력과 빠른 움직임으로 무장했다.

이 선수들을 톱니바퀴 굴러가듯 조합하는 이는 주전 세터 눗사라 톰콤이다. 눗사라는 2016~2017 시즌 터키 리그에서 김연경과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빠른 토스와 뛰어난 경기 운영이 장점인 눗사라는 세계적인 세터로 평가 받는다.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은 눗사라의 현란한 토스에 고전했다. 한국의 블로킹은 눗사라의 허를 찌르는 토스를 쫓아가지 못했다. 눗사라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위력을 발휘했고 젊은 공격수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 줬다.

반면 한국은 김사니(전 IBK기업은행)와 이숙자(현 배구 해설 위원)이 은퇴한 뒤 믿음직한 세터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팀을 지휘했던 이효희(한국도로공사)는 30대 후반의 노장이다. 3년 뒤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생각할 때 한국은 뛰어난 젊은 세터가 절박하게 필요한 처지다.

제아무리 공격수가 뛰어나도 세터에서 전력 차가 크면 이기는 경기를 하기 어렵다. 올해 대표 팀에서 뛴 세터는 염혜선 이고은(이상 IBK기업은행) 이재은(KGC인삼공사) 이소라(한국도로공사) 조송화(흥국생명)다.

이들은 대표 팀을 새롭게 이끌 세터 자리를 놓고 테스트를 받았다. 2016~2017 시즌 V리그 세터 상을 받은 조송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고작 사흘 호흡을 맞췄기에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다. 이번 대회에서 조송화는 아직 공격수들과 호흡이 흔들렸다. 그나마 그랜드 챔피언스 컵부터 합류한 이고은이 어느 정도 제 임무를 해 주고 있다.

세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 태국 설욕에 필요한 우선 조건이다. 태국은 한국과 달리 체계적인 선수 육성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태국의 무서운 점은 눗사라 뒤를 받쳐 주는 세터들도 기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 김연경 ⓒ AVC 제공

눗사라를 견제하려면 강한 서브가 필요

상대 세터를 견제하려면 강한 서브로 상대 팀 리시브를 흔들어야 한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서브가 좀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태국은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전광석화 공격을 펼쳤다.

한국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서브다. 서브가 잘 들어가야 태국을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기존 대표 팀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한 젊은 선수들의 호흡이 불안했다.

남북전에서 한국은 중요한 상황에서 범실이 나오며 북한에 고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점점 조직력이 향상됐고 베트남전에서는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

블로킹이 중요한 태국과 경기에서 '붙박이 미들 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이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이 태국에 앞서는 것은 김연경의 존재감과 높이다. 이런 장점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연경은 "태국전을 위해 딱히 준비한 것은 없다.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우리가 할 수 있는 배구를 하려고 노력했다. 서브와 블로킹, 수비 등 모든 면을 훈련했다. 태국 홈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우리가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펼쳐 이기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국과 한국은 나란히 3승을 거두며 본선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4일 열리는 한국과 태국의 경기는 두 팀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한편 SPOTV와 SPOTV NOW는 24일 저녁 8시 5분부터 한국과 태국이 맞붙는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 마지막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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