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한준 기자, 영상 장아라 기자] 엘라스베로나는 SS라치오와 2017-18 이탈리아 세리에A 6라운드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2무 4패로 19위. 5경기째 득점이 없다. 그런데 경기 종료 후 분위기가 여느 때와 달랐다. 스타디오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에 모인 팬들, 그리고 베로나 선수들은 희망의 불씨를 되살린 모습이었다. 

경기 마지막 20여 분간 베로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19)의 플레이가 흥분과 기대를 안겼다. 짧은 시간 강렬한 플레이를 보인 이승우의 데뷔전을 영상과 함께 세세하게 복기해보자.

후반 28분 10초. 이승우는 레프트백 자리로 온 호물루의 전진 패스를 받았다. 왼쪽 측면 전방에서 수비를 등진 채 공을 기다린 이승우는 공이 자신의 소유권이 되자 180도 터닝 동작을 취하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 이승우가 빙글 도는 순간 라치오의 세 번째 득점을 올린 아담 마루시치가 다리를 걸었다. 마루시치는 경고를 받았다. 이승우의 플레이가 순간적으로 빨랐다.

후반 30분 34초. 이승우는 왼쪽 수비 지역에서 빌드업 하는 마르코 포사티의 전진 패스를 받았다. 이번에도 라치오가 3골 차 리드 상황에 자기 지역에서 수비진을 치고 있어 수비를 등진 채 내려오며 공을 받았다. 공을 받은 뒤 수비가 없는 우측 방향으로 몸과 공을 틀었다. 오른쪽에서 전진한 라이트백 엔리코 베알초티에게 패스했다. 

베알초티는 공을 받은 뒤 오른쪽 측면 전방 지역으로 뿌려주려 했으나 수비 방어가 워낙 타이트했다. 이승우가 접근해서 다시 공을 받았다. 이승우는 직접 중앙 지역에서 공을 운반했다. 세 명의 수비가 압박을 위해 달려들자 모이세 켄에게 공을 찔러주며 빈 공간으로 뛰었다. 2대1 패스를 시도했다.

▲ 라치오를 상대로 세리에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 ⓒ게티이미지코리아

 
켄이 자신의 우측으로 들어온 이승우의 침투 타이밍에 맞춰 공을 잘 내줬다. 공을 받은 이승우는 가속을 살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라치오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슈팅 상황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33분 10초에는 프리킥 공격 기회에서 배후로 나와 있었다. 베로나가 페널티 에어리어 지역으로 깊숙이 공을 침투시켰으나 뒤로 공이 흘러 나왔다. 이승우는 그대로 오른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크게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후반 35분 26초. 포사티의 패스를 받아 이승우가 왼쪽 측면으로 드리블 돌파했다. 두 명의 수비를 앞에 두고 공을 소유한 이승우는 세 명이 자신의 동선을 막아 서자 로빙 패스로 따돌렸다. 이승우의 로빙 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진입한 포사티에게 이어졌다. 포사티는 헤딩으로 다시 이승우가 침투할 수 있는 왼쪽 전방 지역으로 공을 떨궜다.

이승우는 이 공을 향해 뛰어 든 뒤 수비가 따라 붙자 논스톱 패스를 문전으로 보냈다. 켄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라치오 수비수가 한 발 앞서 걷어냈다. 이날 경기에서 베로나가 만든 가장 좋은 공격 장면이었다. 

후반 39분 25초. 베로나의 공격 전개가 무산된 이후 라치오의 역습이 전개될 때 이승우가 중앙 우측 지역으로 이동해 전방 수비를 했다. 알레산드로 무르자의 공을 빼앗은 뒤 돌파를 시도했으나 다비데 디젠나로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데뷔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활약이었다. 데뷔전이었기 때문에 긴장했고, 동료들과 손발이 더 맞을 필요가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하지만, 데뷔전이었기 때문에 상대 수비가 이승우의 플레이에 대비하지 못한 것도 있다. 분석 자료가 없는 선수이고, 패턴을 익히지 못한 미지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데뷔전에 잘 안 된 부분을 너무 신경 쓸 필요도, 데뷔전에 잘 된 모습을 너무 과신해서도 안된다. 이승우는 프로 무대에서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 앞으로 베로나의 희망을 진짜 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기회와 더 확실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베로나는 10월 1일 밤 10시 토리노 원정으로 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토리노는 6라운드까지 3승 2무 1패를 기록한 팀이다. 라치오만큼 쉽지 않은 상대다. 이승우의 스타일도 노출됐고, 이승우의 경기 감각도 더 올라왔다. 더 뜨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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