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허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허프'하면 우린 가장 먼저 체인지업을 떠올린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투 피치형 투수지만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그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 전력 분석팀의 의견은 달랐다. 허프의 진짜 가치는 패스트볼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A 분석원은 "허프는 패스트볼이 좋은 투수다. 특히 제구가 빼어나다. 패스트볼 제구만 놓고 보면 유희관 보다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공을 힘 있게 던져야 할 때와 정확하게 코스를 노릴 때를 정확히 알고 제구하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허프는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 피안타율이 2할9리에 불과하지만 체인지업은 2할7푼9리를 기록중이다. 변화구를 던질 때 더 많은 안타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허프의 제구력을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를 통해 그가 패스트볼 무브먼트를 어떻게 조율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허프의 평균 패스트볼 상.하(수직) 무브먼트는 44.30cm다. 허프가 직구를 던지면 투수와 포수 사이의 가상의 직선 라인에서 44.30cm가 떠오르는 것(사실은 중력에 의해 덜 떨어지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최고와 최저 무브먼트의 차이다. 최고는 59.55cm를 기록했고 최저는 30.93cm를 기록했다. 최고와 최저의 차이가 30cm 정도나 나타나고 있다. 투구 분석지에 똑같이 '패스트볼'로 찍히는 공이 무브먼트 차이는 30cm 정도나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59.55cm면 패스트볼 무브먼트로는 최상위급 기록이다. 30.93cm는 무브먼트 순위로만 놓고 보면 평범 이하의 수준이다.  

이는 허프가 이 30cm를 놓고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했음을 뜻하는 수치다. 일단 살아 오르는 듯한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는 것이 가능한 투수가 허프다. 최고 59.55cm의 패스트볼은 가상의 직선 라인을 그었을 때 우리나라 투수 중 가장 많이 떠오르는 느낌(덜 떨어지는 궤적)을 주는 공이다. 힘으로 윽박지를 때 이 공을 사용한다.

정확하게 꽂아야 할 때는 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무브먼트 각도를 줄이며 공략이 가능하다. 이럴 땐 최저치인 30cm 대 무브먼트가 나타난다. 이 처럼 무브먼트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30cm 차이 나는 수직 무브먼트의 차이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수평(좌.우 무브먼트)도 마찬가지다. 최고 41.40cm는 단연 최고 수치의 무브먼트다. 여기에 마음만 먹으면 11.23cm로 움직임을 조율할 수 있다.

A 전력분석원은 "허프는 몸쪽을 던질 때 패스트볼 볼 끝의 움직임을 최소화 한다. 핀 포인트 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공을 던져 놓고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이다. 여기에 카운트가 몰리거나 하면 힘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직구도 던질 수 있다. 둘 중 하나도 힘든데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대단하다고 말한다. 역대로 본 직구 제구력 투수 중 첫 손 꼽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허프의 체인지업은 어느정도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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