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수지.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수지의 연기가 늘었다. 어색한 말투, 표정으로 '연기력 논란'에 부딪혔던 '드림하이' 고혜미는 더 이상 없었다. 꿈에서 본 미래 때문에 힘겨워하는 여린 남홍주만 있을 뿐이었다.

배수지는 27일 첫 방송한 SBS 수목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에서 남홍주 역을 맡아 첫 등장 했다. 남홍주는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였다. 

배수지는 이런 남홍주를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냈다. 집에서는 안경을 끼고 대충 머리를 묶어 꾀죄죄하지만 편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엄마 앞에서는 어리광을 부릴 줄도 알았다.

자신의 꿈에 등장했다가, 현실에서 실제로 만나게 된 정재찬(이종석 분)에게는 까칠한 모습도 보여줬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꿈 덕분에, 정재찬이 자신에게 반했다고 생각한 그는 혼자 착각해 뻘쭘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이때 배수지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빛났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모습이 웃음을 유발했다.

꿈에서 봤던 일이 현실로 일어나거나, 엄마가 죽게 되는 미래를 본 뒤에는 괴로움에 시달리는 모습도 있었다. 정재찬의 꿈이긴 했지만, 엄마가 죽게 되자 괴로움에 시달리다 자살을 택할 때는 의지할 곳 없이 위태로운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 배수지.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남홍주의 다양한 모습을 세심하게 표현한 배수지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연기력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잠든 사이에' 1, 2회에서 한 뼘 성장한 배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배수지는 '드림하이'(2011), '빅'(2012), '구가의 서'(2013), '함부로 애틋하게'(2016) 등 드라마 작품은 물론 '건축학개론'(2012), '도리화가'(2015)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았다. 

연기자로서 대중의 평가를 받은 첫 작품 '드림하이'에서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했다. 어색한 말투와 표정,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연기적 발성 등이 논란을 부추겼던 것. 배수지는 그럼에도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며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그리고 늘었다. 드라마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까지 길렀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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