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릭 피티노 감독
[스포티비뉴스=조현일 농구 해설 위원/전문 기자] 미국 대학 농구에서 터진 뇌물 스캔들의 여파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언론은 "대학 농구 지도자, 스포츠 용품 브랜드 임원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고발됐다"고 보도했다. 

척 퍼슨 오번 대학 코치를 비롯해 여러 지도자와 용품 브랜드 관계자, 에이전트 회사가 이 추악한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된 상태다. 

릭 피티노 루이빌 대학 감독도 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루이빌 대학 어슬레틱 디렉터인 톰 주리치와 함께 해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 뉴욕 연방 검찰이 이번 뇌물 스캔들을 기소한 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나온 소식이다. 

사실 피티노 감독과 루이빌 대학은 이전에도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것도 무려 성접대 스캔들이었다. 

2015년, 전직 루이빌 대학 농구 선수이자 농구부 운영 책임자인 안드레 맥기는 카티나 포웰이라는 여성을 고용했다. 놀랍게도 포웰의 역할은 포주였다. 

그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입학을 문의하고자 루이빌 대학을 방문한 고교 졸업반 선수들을 위해 매춘부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대가로 포웰은 1만 달러가량을 받았다. 이 일로 미국 체육계와 루이빌 대학이 발칵 뒤집혔다. 팬들도 일제히 실망스러운 반응을 내보였다. 

당시 기자회견에 있었던 인물이 피티노 감독과 주리치 디렉터였다. 당시 피티노 감독은 "지도자 생활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피티노와 동석한 주리치는 "하루 빨리 진실을 파헤치고 싶다"고 말했다. 

▲ 뎅 아델(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릭 피티노 감독

충격적인 성접대 스캔들 이후에도 피티노 감독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학교 측의 지지가 워낙 굳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성접대에 이어 뇌물 혐의까지 터지면서 루이빌 대학 농구부 자체가 사라질 위기까지 처했다. 

이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피티노는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 대학 감독과 더불어 최고의 대학 명장으로 꼽혀 왔다. 비록 NBA 감독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대학 무대에선 거칠 것이 없었다. 통산 2회 우승을 비롯해 미국 대학 농구에서만 770승을 쌓았다. 

루이빌 대학도 피티노 감독과 함께 최전성기를 누렸다. 2002-2002 시즌 이후 루이빌 대학은 74.4%의 승률과 더불어 NCAA 토너먼트에서만 28승을 따냈다. 이는 전미 9위에 해당하는 성적. 파이널 포에도 세 차례 나섰다. 

피티노 감독이 해임되기 전까지 루이빌 대학의 새 시즌 전망은 매우 밝았다. 뎅 아델, 퀸틴 스나이더, VJ 킹 등 유망주와 더불어 별 다섯 개짜리 센터인 말릭 윌리엄스가 건재한 덕분이었다. 도박 회사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슈퍼북'은 루이빌의 우승 배당을 15-1로 매겼다. 

이는 듀크(6-1), 미시건 주립(7-1), 켄터키와 애리조나(이상 10-1), 노스캐롤라이나(12-1), 캔자스(14-1) 다음으로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피티노 감독의 갑작스런 해임으로 크나큰 악재를 맞게 됐다. 

한편,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나로스키는 이 일이 터지기 전에도 다수의 팀들이 피티노 감독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피티노는 최근까지도 NBA 감독으로 돌아오고 싶어 했다. 하지만 피티노에게 흥미를 드러낸 팀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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