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에이스 양현종이 20승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팀과 개인을 위해 모두 중요한 마지막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양현종이 최종전서 승리를 거둔다면 선발로는 이상훈(1995년) 이후 처음이고 불펜 기록을 더하면 정민태(1999년)를 마지막으로 대가 끊겼던 국내 선수 20승 시대가 다시 열리게 된다.

양현종이 20승을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대목은 바로 패스트볼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패스트볼을 보여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근거는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다. 양현종이 좋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이 패스트볼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LG전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19승째였다.

당시 양현종은 매서운 패스트볼을 앞세워 LG 타자들을 압도했다. 양현종은 경기 후 "지난 2경기에서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 공만 잘 던지자고 생각했다. 타자들이 득점으로 도와줘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직구가 잘 들어가면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정확하게 직구를 제구하려고 했다. 이렇게 의미 있는 경기에서 팀도 이기고 나도 이겨 뿌듯하다. 팀이 이 분위기를 이어서 좋은 흐름을 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양현종의 패스트볼은 매우 위력적이었다.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찍혔고 평균 구속도 144km나 나왔다.

180cm의 타점에서 201cm까지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형성됐다. 최대한 공을 끌고나와 던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수치다. 201cm는 양현종의 시즌 최대 익스텐션 기록이다.

회전수도 중요하다. 2,315rpm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때와 비슷한 수준의 회전수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이전 3경기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3경기 모두 5점 이상을 실점했다.

당시 가장 약점을 보인 것이 패스트볼이었다.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찍혔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다. 회전수가 2,295rpm에 그쳤다. 양현종의 호투 기준이나 마찬가지인 2,300rpm에 미치지 못했다.

무브먼트는 26일 경기 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상하 무브먼트는 46.97cm 좌우 무브먼트는 -6.95cm를 기록했다. 26일의 45.87cm와 -4.81cm보다 많았다. 하지만 양현종의 말처럼 패스트볼 제구에 신경 쓰며 생긴 현상일 뿐 구위와는 큰 상관이 없었다. 26일 경기서 제구 된 패스트볼을 더 힘있게 손에서 챘다고 할 수 있다.

자신감의 차이는 구사율에서도 나타난다. 이전 3경기서는 66.36%의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26일 경기서는 73.40%로 껑충 뛰어올랐다.

패스트볼이 살아나야 양현종도 살 수 있다는 걸 데이터도 말해 주고 있는 셈이다.

양현종이 대미를 장식하며 팀과 개인 모두에게 큰 선물을 할 수 있을까. 관건은 그의 패스트볼에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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