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타이거즈가 창단 이후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까. 남은 정규 시즌 두 경기와 함께 포스트시즌 승부에 따라 결과가 결정 지어질 것이다.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KIA 우승은 공교롭게도 체인지업의 성패와 연관성이 커졌다. 체인지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KIA는 정규 시즌 최종전 투수로 헥터를 결정한 상태다. 무조건 이겨야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헥터의 호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임기영이 키 플레이어다. 임기영이 전반기의 경기력을 펼친다면 KIA는 안정감 있는 4선발 체제를 구축하며 약점인 불펜을 보완할 수 있다. 반대로 임기영이 제 몫을 못한다면 KIA는 단기전 속 장기전 페이스에서 우세를 점치기 힘들다. 1~3선발인 양현종 헥터 팻딘 출격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헥터와 임기영의 호투 여부는 체인지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체인지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던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헥터는 올 시즌 초, 중반 체인지업으로 좋은 결과를 많이 거뒀다. 이승엽을 비롯한 국내 유수의 타자들이 "헥터의 직구와 체인지업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키 포인트"라고 지목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30%를 넘어섰던 5월을 지난 이후론 계속 떨어졌다. 8월에 잠깐 구사율이 조금 높아졌지만 9월 들어 다시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체인지업 구사율이 떨어지면 성적도 떨어졌다는 점이다.

6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지난달 22일 경기와 8이닝 2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지난달 28일 경기가 좋은 예다.

헥터는 22일 경기에서 체인지업 비율이 5.88%에 불과했다. 이대진 KIA 투수 코치는 "헥터가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일부러라도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라고 지시하고 있다. 그래야 다른 구종이 더 빛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8일 경기는 21.37%로 체인지업 구사율이 크게 늘어났다. 스피드나 무브먼트는 별 차이가 없었다. 자신감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차이였을 뿐이다. 헥터가 자신 있게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kt 타자들은 물론 포스트시즌 해법도 찾을 수 있다.

임기영은 두 말할 것 없는 체인지업 투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그의 체인지업은 위력이 반감됐다.

임기영은 전반기 체인지업 상하 무브먼트가 -7.85cm나 됐다. 하지만 후반기서는 0.17cm로 높아졌다. 이것도 각도가 살아난 것이 이 정도다. 한참 안 좋을 때는 이보다 더 높은 곳에서 체인지업이 변했다.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는데다 좌우로는 너무 심하게 변하고 있다. 원하는대로 제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걸 뜻한다.

임기영이 후반기 들어서는 8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무너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3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1일 수원 kt전에서도 임기영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3할3푼3리나 됐다.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듯 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높았지만 이 역시 상대를 압도할 수준이 되지 못했다. 체인지업이 안되면 다른 구종으로는 살아나기 힘들다는 것이 증명된 한 판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해 줘야 하는 임기영으로서는 가장 안 좋은 형태의 결과가 최종전에서 나온 셈이다.

KIA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을까. 그리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해 낼 수 있을까. 여러 변수 속에서 체인지업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남은 경기의 빼 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