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 골을 기록한 메시(10번)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바르셀로나가 라스팔마스를 3-0으로 이겼다. 스코어는 '완승'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바르사의 경기력은 '완승'을 부합하지 않았다. 바르사는 점유율(48% vs 52%)과, 볼 터치(683 vs 726), 패스 수(509 vs 553)에서 모두 라스팔마스에 밀렸다. 후반 교체 투입한 선수로 분위기를 회복한 게 컸다. 

바르사는 10월 1일 오후 11시 15분(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푸 누에서 열린 2017-18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라스팔마스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후반 리오넬 메시가 2골 1도움 기록해 승점 3점을 따냈다.

▲ 바르사 vs 라스팔마스 선발명단 ⓒ김종래 디자이너

◆바르사 맞춤 들고나온 라스팔마스

라스팔마스는 바르사를 상대로 맞춤 전술을 들고 나왔다.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이지만 수비 상황에선 네 명의 수비 앞에 두 명의 미드필더가 진을 쳤다. 힘이 좋은 호나탄 카예리가 전방에서 축을 이루었고, 두 명의 측면 공격수 타나와 오사마 탄나네가 어느 때라도 바르사의 수비 뒤 공간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바르사는 이날 4-2-3-1에 가까운 전형으로 나섰다. 포백 앞에 파울리뉴와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다. 메시는 프리롤로 뛰었고, 왼쪽엔 데니스 수아레스 오른쪽 측면엔 알레시 비달이 위치했다. 최전방엔 루이스 수아레스가 뛰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은 오른쪽 측면에 측면 공격에 나설 수비수 두 명을 세웠다. 비달도 측면 공격을 하긴 했지만 비달이 중앙으로 좁히면 세르지가 과감하게 오버래핑했다. 측면 공격을 하려는 의도와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은 철저히 중앙 지향적이었다. 메시가 중심이 된 공격은 라스팔마스의 중앙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라스팔마스의 적절하게 대응했다.

▲ 전반 라스팔마스 수비 견제에 고전한 메시

라스팔마스는 풀백 보르하 에레라와 미셸 마세도의 공격 가담을 자제했다. 두 명의 풀백은 중앙으로 좁혔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도 후방으로 밀착했다. 적어도 6명의 선수가 페널티박스 부근에 압축했다. 제아무리 메시라도 매 순간 2~3명의 수비를 뚫긴 어렵다. 메시를 상대로 한 라스팔마스는 2명의 센터백과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1명의 센터백과 2명의 센터백으로 메시를 밀착 마크했다. 전반 라스팔마스 수비에 쌓인 메시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메시가 무리한 중앙 공격을 시도하면서 볼 소유권을 자주 내줬다. 바르사는 전반에만 6번의 볼 소유권을 잃었는데, 라스팔마스가 90분 내내 볼을 잃은 횟수(7번)와 비슷했다. 오히려 전반 27분 알베르토 아퀼라니의 발에서 시작된 공격 찬스를 세르지가 가까스로 막아낸 기회와 전반 43분 탄나네의 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한 장면이 더 위협적이었다.

발베르데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초반 우리의 리듬을 찾지 못했다"며 전반 부진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라스팔마스 선수들의 대응이 좋았고 우리의 실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발베르데의 빠른 대처, 이니에스타+라키티치 투입의 암(暗)

후반 시작과 함께 발베르데 감독은 파울리뉴, 비달을 대신해 이반 라키티치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투입했다. 4-2-3-1에 가까운 전형은 4-3-3으로 수정했다.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하면서 바르사의 볼 소유 시간이 늘었다. 전반은 메시가 빌드업에 관여하고 드리블과 슈팅을 모두 책임지는 구조였다면, 후반엔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와 함께 몫을 분담했다. 

▲ 이니에스타는 이제 매 경기 뛸 수 없다.

결과적으로 후반 초반 몰아붙인 때 바르사는 선제골을 뽑았고, 점유율을 회복하면서 라스팔마스를 요리했다.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바르사가 꽤 고전한 경기다. 최근 이니에스타는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중요한 경기엔 선발로 나서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에선 체력을 보충한다. 이니에스타는 의외로 라스팔마스전이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시작과 함께 출전했다. 이니에스타가 들어오고 바르사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이니에스타는 후반 39분 골키퍼와 충돌 이후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예상치 못한 투입에서 부상까지 나왔다.

이니에스타는 이제 만 33살의 나이다. 앞으로 바르사에서 활약할 시간이 많지 않다. 바르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마르코 베라티를 비롯한 선수와 이적설이 돌았지만 보강엔 실패했다. 파울리뉴를 대려오긴 했지만, 바르사의 패스 축구 스타일을 이어 갈 선수는 아니다. 바르사는 최근 영입한 아르다 투란, 안드레 고메스가 팀에 정착하지 못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가 착실하게 유망주급 선수를 영입하며 세대교체와 로테이션을 병행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 메시를 보좌할 선수들의 활약이 떨어진다.

◆크랙의 부재, 메시에 집중된 바르사의 공격

발베르데 감독은 '메시에게 집중된 바르사의 공격이 문제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감사하다. 메시가 이 상황을 영리하게 이용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메시도 이제 최절정기의 나이가 아니다. 매 순간 전성기의 활약을 할 수 없으며, 강팀일수록 메시를 마크하는데 치밀하게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메시는 전반 리그 15위 팀 라스팔마스의 수비 밀도에 고전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했던 네이마르가 떠나면서 팀에 크랙으로 뛸 선수가 없어졌다. 지난 시즌엔 메시가 중앙에서 수비 2~3명을 달고 있으면 수아레스와 네이마르가 빈틈을 노렸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떠났고, 수아레스는 현재 이적 후 피치치를 수상할 만큼의 컨디션이 아니다. 

네이마르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우스만 뎀벨레는 허벅지를 다쳤고 수술했다. 3~4개월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바르사는 크랙이 없이 리그 전반기를 보내야 하고, 녹아웃 스테이지를 견뎌야 한다.

메시는 라스팔마스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리그 7경기 만에 11골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명백히 말해 바르사는 유벤투스를 제외하곤 아직 경쟁력 있는 팀을 상대하지 않았다. 바르사는 앞선 경기에서 레알 베티스, 데포르티보, 에스파뇰, 헤타페, 에이바르, 지로나를 상대했다. 바르사는 A매치가 끝나고 오는 15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리그 8라운드를 치른다. 아틀레티코는 수비가 단단한 팀이다. 최근 메시에게 고전한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이 메시를 막기 위한 비책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의외로 메시에게 집중된 바르사 공격의 약점이 드러날 수 있는 경기다.


[영상] '무관중에도 빛난 메시' Goals 바르셀로나 vs 라스팔마스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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