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우(왼쪽)와 김태형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2년 만에 스스로 대기록 문턱을 넘은 박건우(27)를 기특하게 바라봤다.

박건우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최종전에 3번 타자 중견수로 나섰다. 경기 전까지 박건우는 19홈런 20도루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 시즌 남은 경기는 둘, 20-20까지 필요한 홈런은 하나였다. 박건우는 1회 2사에서 한화 배영수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홈런을 터트렸다. 구단 최초이자 KBO 리그 47번째 20-20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대기록을 세우고 돌아오는 박건우를 유독 따뜻하게 반겼다. 구단 첫 기록을 세운 기특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김 감독이 지난해 10월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박건우는 지난해 20홈런 17도루로 20-20까지 도루 3개가 모자랐다.

"박건우가 홈런 20개 칠 줄 알았다면, 도루 20개 챙겨 줄 걸 그랬는데 아쉽다. 홈런 많이 쳤다고만 생각했지 도루는 생각을 못 했다.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시즌 막바지에 도루는 작전 걸면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내가 기록을 의식하지 못했다."

당시 박건우는 "못 뛰게 하셔서 큰 경기를 앞두고 안 다치게 배려하시는 거라 생각했다. 내가 뛴다고 도루에 성공할 거라는 보장도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올해는 도루 20개를 다채우고 홈런 하나만 기다리고 있었다. 19홈런을 채운 지난달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기준으로 잔여 7경기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5경기가 지나도록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박건우는 "너무 해보고 싶은 기록이라 홈런을 의식하다 보니까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20-20을 달성한 뒤 "감독님께서 오늘 경기 전에 '홈런 하나 쳐야지 뭐하는 거야'라고 하셨다. 치고 들어왔을 때 감독님께서 정말 좋아해 주셨다. 계속 홈런 하나 치라고 하셔서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이어 "오늘 드디어 해내서, 감독님께서 많이 기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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