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남한산성'에 출연한 배우 김윤석.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묵직한 사극이 한편 탄생했다. 픽션을 가미 시켜 재미를 높인 사극이 아닌, 조선 역사에서 어쩌면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만들었다. 영화 ‘남한산성’에 함께한 배우들 역시 묵직한 울림에 공감을 했고, 그래서 한자리에 모였다.

예조판서 김상헌 역으로 출연한 김윤석도 마찬가지였다. “픽션을 뺀, 정통 사극을 나도 만나기 힘들고, 관객들 역시 만나기 힘들다”고 했다. 100억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갔고, 조미료 없이, 순수한 재료만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남한산성’이다.

김윤석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남한산성’에서 예조판서 김상헌 역으로 출연했다. 청의 치욕스러운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 하며,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대립한다.

“상헌은 청과 명을 균형 있게 하는 중립 정책을 펼쳤다. 명을 섬기자고 한 것은 최명길이다, 그런데 나중에는 화친을 하자고 하지 않는다. 상헌은 이런 상황을 인정하지 못한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는 조약을 맺을 수 있지만, 이미 쳐들어왔다. 우리 집 안방에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그래야 이렇게 침략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김상헌은 역사 속 인물이다. 가상의, 허구의 인물이 아닌, 조선을 살았던 인물이고, 그만큼 캐릭터를 잡아가기 쉽지 않다. 새롭게 만들었을 경우 다른 이야기로 흘러갈 여지가 다분했다. 자료를 찾아 보며 만들어 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수많은 정보가 있다. 황동혁 감독과 대화를 나누면서 만들었다. 실존 인물이면서 지금도 살아 있다면 가서 물어보겠지만, 그럴 수 없지 않는가. 야사도 보고, 많은 자료를 찾아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영화는 영화다.”

▲ 영화 '남한산성'에 출연한 배우 김윤석.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상헌과 명길은 대립 관계지만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품고 있다. 이런 감정은 영화 곳곳에 나온다. 명길이 인조에게 하는 “상헌을 꼭 곁에 두라”는 말도 이와 같은 이치다. 김윤석도 같은 생각이었다.

“죽도록 싸우지만 함께 사는 사람이고, 민족이다. 격서를 밖으로 보낸 후 인조와 둘만 알고 있지만, 나중에 명길에게 이야기를 한다.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서로 마주보고 인사를 하는 장면 등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그런 관계다.”

상헌은 명길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조(박해일)를 설득한다. 불 같은 에너지를 뿜어 내며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신념을 이야기 한다. 아래서 인조를 지켜보는 인물이고, 인조 역을 맡은 박해일을 지켜봤다. 황동혁 감독과 마찬가지로 박해일이 아니면 인조를 누가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도 했다.

“과연 인조를 박해일이 아니면 누가 했겠는가. 섬세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박해일이 아니면 어떤 누가 표현했을까 싶다. 그냥 무능한 왕이 아니라, 인간적인, 사람 냄새가 난다. 박해일 씨의 선택도 용감했다. 인조는 해 봤자 욕만 먹을 여지가 큰 역할이었다.”

▲ 영화 '남한산성'에 출연한 배우 김윤석.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남한산성’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다. 그것도 아주 묵직한 정통 사극이다. 또 다시 사극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을까? “당분간은…”이라는 답을 들려줬다.

“진하게 사극을 했다. 당분간은 생각 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런 정통 사극을 만나기 쉽지 않다. 나도 그렇고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배우도 배우지만, 대단한 스태프들이 함께 했다. 당분간 이런 영화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 이 영화의 가치를 관객들이 알아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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