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 힐만 SK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부임 첫 해 보여주는 가을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SK는 올해 정규 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2015년 이후 2년 만의 포스트시즌이자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당시 넥센에 끝내기 실책으로 패했던 SK는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특히 새 감독, 그것도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가을 야구는 2008년~2010년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이후 처음이다.

'노 피어'를 강조했던 로이스터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번번이 탈락하며 '메이저리그 스타일은 한국식 단기전에서 통하기 힘들다'는 과제를 낳았다. 그렇다면 미국과 일본을 두루 거친 힐만 감독의 포스트시즌은 어떨까. 그의 단기전을 예상해보기 위해 그가 일본 야구에서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했는지 살펴봤다.

▲ 2006년 니혼햄을 '토털 야구'로 바꾼 힐만
힐만 감독은 2006년과 2007년 니혼햄을 2년 연속 일본시리즈에 진출시켰고 2006년에는 우승까지 달성했다. 특히 2006년 니혼햄은 정규 시즌 136경기 팀 홈런 135개로 퍼시픽리그 홈런 1위 팀이었다. 올해 KBO 리그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234개) 기록을 새로 세운 SK와 비슷해 2006년 일본시리즈를 중점적으로 봤다.

니혼햄은 2006년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2회 무사 1루부터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1회부터 희생번트를 대기 시작해 5회, 8회, 9회까지 희생번트 4개를 기록하는 등 적극적으로 작전 야구를 펼쳤다. 5차전에는 0-1로 뒤진 5회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 2개로 동점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일본시리즈 총 5경기에서 니혼햄이 기록한 희생번트는 무려 11개였다.

팀 홈런 1위 니혼햄이 이 같은 작전 야구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해 희생번트도 133개로 리그 1위였던 덕분. 2005년 홈런 2위, 희생번트 최하위였던 니혼햄을 1년 만에 바꿔놓은 힐만 감독은 홈런과 번트가 어우러진 야구로 퍼시픽리그 1위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6년 도루는 69개로 리그 6개 팀 중 5위에 그쳤다. 일본시리즈에서는 2006년 5경기에서 4번 시도해 3번 성공했다.

▲ '거포군단' SK 타자들도 희생번트를?
SK는 올해 144경기에서 희생번트 57개로 7위에 그쳤다. 홈런이 워낙 많이 터졌기 때문에 굳이 실패할 위험이 큰 번트를 댈 필요가 없었다. SK는 올해 경기당 약 1.63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전체 득점(761점) 중 49%인 373점을 홈런으로 냈다. 당연히 SK 타자들의 번트 경험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4월 21일 두산전에서 나온 박승욱, 나주환의 연속 스퀴즈 번트 등 인상깊은 작전 야구도 간간이 있었다.

SK는 올해 번트와 비슷한 이유로 도루도 53개에 그치며 10개 팀 중 꼴찌에 머물렀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김재현, 노수광, 조용호 등 작전이 가능한 선수들을 엔트리에 포함시키며 언제든 번트를 대고 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노수광은 올해 도루 16개를 기록하며 팀내 1위에 올랐고 조용호(11도루)는 팀내 2위를 기록했다.

1패를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돌입하는 SK는 당장 1차전에서 패하면 그대로 가을 야구를 접어야 한다. SK는 마운드부터 작전까지 모두 총력전으로 임할 계획. 평소 작전에 익숙하지 않던 SK의 거포 군단이 긴장도가 높은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을지가 SK의 가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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