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이충훈 PD·글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토니 퍼거슨(33, 미국)은 어깨춤을 췄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불렀다.

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16 공개 계체에서 케빈 리(25, 미국)가 독설로 말싸움을 걸어도 계속 웃을 뿐이었다. '네가 뭐라고 떠들든 상관 안 해. 난 리듬에 몸을 맡겼어'라는 뜻으로 귀에 낀 이어폰을 가리켰다.

페이스오프 시간을 끝내고 리는 조 로건의 마이크에 "퍼거슨은 날 쳐다보지도 못한다"며 성을 냈지만, 퍼거슨은 계속 춤췄다.

"올드 팝을 듣고 있다. '스트로베리 레터 넘버 23(strawberry letter 23)'이라는 노래다. 한 번 들어 봐"라고 권하고 "난 프로 파이터다. 이 어린 친구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다. 얘는 너무 말이 많다"고 외쳤다.

▲ 토니 퍼거슨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드디어 싸울 수 있으니, 퍼거슨의 기분이 좋을 수밖에.

퍼거슨은 지난 3월, 상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감량 중 쓰러지는 바람에 UFC 209 잠정 타이틀전에 나서지 못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9월 이후에 싸울 수 있다고 해 가을까지 기다렸다. 누르마고메도프가 오는 11월 5일 UFC 217 출전을 거부하면서 상대가 리로 바뀌었지만 잠정 타이틀전을 치를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쁠 뿐이다.

하마터면 이번에도 타이틀전 기회가 날아갈 뻔했다. 리가 앞서 진행된 실제 계체에서 한계 체중 155파운드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156파운드였다.

다행히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는 첫 시도에서 한계 체중보다 2파운드 이상 무겁지 않으면 1시간 후 2차 계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리는 2차 마감 시간을 2분 남기고 체중계에 올라 154.5파운드를 찍고 계체를 통과했다. 리도, 퍼거슨도, UFC 관계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이번엔 진짜 싸우는 거다." 서로를 향해 웃는 드미트리우스 존슨과 레이 보그.

이날은 손꼽아 기다린 선수는 또 있다.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31, 미국)이다. 4주 전, 도전자 레이 보그(24, 미국)가 감량 중 몸에 이상이 생겨 타이틀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보그도 124파운드를 기록하고 계체를 통과해 존슨의 얼굴에 웃음꽃이 번졌다.

존슨은 UFC 역사를 새로 쓰는 데 단 1승만 남겨 두고 있다. 보그를 이기면 11차 방어에 성공해 최다 연속 타이틀 방어 신기록을 세운다.

존슨은 "이곳에 와 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를 끝내기 위해 여기에 있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출전 선수 모두가 계체를 통과한 것은 아니다. UFC 216에서 예정돼 있던 언더 카드 라이트급 한 경기가 취소됐다. 닉 렌츠가 건강 이상으로 출전할 수 없어 윌 브룩스가 짝을 잃었다.

UFC 216 언더 카드 경기는 오는 8일 오전 7시 15분부터 SPOTV, SPOTV NOW, SPOTV ON에서 생중계된다. 메인 카드는 오전 11시부터 SPOTV NOW, SPOTV ON에서 시청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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