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 퍼디난드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영상 이충훈 기자] 현대 축구에 더이상 로맨스는 없다. 죽고 못사는 라이벌로도 이적이 이뤄지고, 그다지 놀랍지 않게 받아들여지곤 한다. 프로는 뭐니뭐니 해도 '머니' 아니던가.

축구에 '로맨스'가 있었던 시절엔 그 만남과 이별이 참으로도 유별났다. 마지막, 언저리에선 만남과 이별이 그 자체만으로도 떠들썩했다. 그리고 그곳엔 리오 퍼디난드도 있었다. 리즈유나이티드의 그 유명한 '리즈 시절'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엔 그가 자리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프로 데뷔를 함께 한 감독과 장식했다. '흑역사'라고 부르는 퍼디난드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 시절 1년. 그 마저도 '로맨스'였다.

◆ 리오 퍼디난드의 '로맨스' 키워드 : #리즈 #맨유 #레드냅

퍼디난드는 떡잎부터 달랐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스 시스템을 거쳐 프로 데뷔해 20살에 웨스트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리즈 이적은 2000년 11월 이뤄졌다. 당시 수비수로는 가장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새 둥지를 틀었다. 리즈에서 2년여. 짧았지만 강렬했다. 로비 킨, 마크 비두카, 앨런스미스 등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나간 짧은 전성기를 일컫는 '리즈 시절'이 기원 쯤 되는 시기다.

주장 완장을 찼던 그는 팀이 재정적으로 어려워 지면서 팀을 떠나게 됐다. 그렇게 퍼디난드는 '숙적' #맨유 선수가 됐다.

3300만 파운드. 또다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된 퍼디난드는 이적 후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컵을 들어 올리며 전설의 기록들을 차곡 차곡 쌓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 FA컵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3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그의 굵직한 트로피만 해도 이정도다.

수비로는 두말할 것이 없다. 2007년부터 합을 맞춘 네마냐 비디치와는 '통곡의 벽'으로 불렸다. 간간이 터진 득점은 알토란 같았다. 머리는 물론 발도 잘 이용하는 지능적인 수비수. 리버풀을 울린 인상 깊은 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2005-06시즌 23라운드 후반 45분 터진 헤더는 퍼디난드가 가장 좋아하는 골 톱5에 직접 꼽기도 했던 골(영상: 1분 04초)이다.

맨유와 로맨스는 2014년을 마지막으로 끝이났다. 이후 그는 당시 #레드넵 감독이 이끌고 있던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갔다. 레드넵은 퍼디난드과 프로 시작을 함께한 은사. 비록 강등으로 끝나긴 했지만 이적 당시 "돈 때문에 이적한 것이 아니다"던 그의 말은 시간이 지나도 꽤 진정성있게 들린다. 구태여 이런 말까지 했을까.

"웨스트햄에서 그와 함께 시작해, 선수 생활 마지막을 그 아래서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 이건 진짜 동화의 마무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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