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미트리우스 존슨은 레이 보그의 길목을 다 막으며 압승을 거뒀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31, 미국)이 게임에서 나올 법한 기술로 UFC 역사를 새로 썼다.

8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16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레이 보그(24, 미국)에게 5라운드 3분 15초 그림 같은 암바로 승리를 차지했다.

5라운드 존슨은 수플렉스로 보그를 들어 붕 띄운 뒤 공중에서 암바를 잡았다. 보그가 고통을 참으며 겨우 버텼지만, 결국 탭을 치고 말았다.

존슨은 "체육관에서 많이 연습하던 수플렉스-암바"라고 소개하며 웃었다.

존슨은 UFC 역사에서 최초로 타이틀을 11번 연속으로 방어한 챔피언으로 이름을 남긴다.

원래 두 선수는 지난달 10일 UFC 215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보그가 감량 중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경기가 연기됐다. 하지만 대기록 작성이 4주 연기된 것일 뿐이었다.

존슨은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와 10차 타이틀 방어 타이기록을 세우고 있었지만 이번 승리로 실바를 따돌려 현시점 '파운드 포 파운드' 랭킹 1위의 위엄을 자랑했다.

존슨 다음 최다 방어를 한 챔피언은 다섯 번 벨트를 지킨 여성 스트로급 요안나 예드제칙이다. 한동안 존슨의 기록을 위협할 만한 경쟁자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존슨은 경기 내내 여유로웠다. 1라운드, 보그의 원레그 테이크다운을 케이지에 기댄 채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보그의 등 뒤로 돌아가 그라운드에서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가드를 패스해 사이드 마운트에서 기무라를 노렸다.

보그가 2라운드 백포지션을 잡고, 4라운드 태클로 상위 포지션에 올라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존슨은 불리한 자세를 금세 빠져나왔다.

존슨은 그나마 그라운드에서 자신감을 보이던 보그를 서서히 잠식해 갔다. 보그가 할 수 있는 걸 다 지켜보고 길목을 차단했다. 손오공을 손바닥에 올려놓은 부처님 같았다.

존슨은 2012년 UFC 플라이급이 신설된 뒤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3승 1무(총 전적 27승 1무 2패) 전적을 세웠다.

존슨은 타이틀 15차 방어까지도 못할 것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엔 파이트머니 조건만 맞는다면 밴텀급 경기도 고려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달 5일 UFC 217에서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맞붙는 챔피언 코디 가브란트와 도전자 TJ 딜라쇼 모두 플라이급 도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존슨의 무패 행진을 막을 대항마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보그는 한계를 절감한 끝에 세 번째 쓴잔(11승)을 마셨다. 압도적인 패배를 어떻게 빠져나와 다시 일어서느냐가 젊은 강자가 앞에 둔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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