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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10월 A매치 데이는 한국 축구의 처참한 현실을 일깨웠다. 상대 골 결정력 부족으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드러나지 않은 수비 불안이 대량 실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러시아전도, 모로코전도 더 실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두 경기 모두 영패를 면했지만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7일 러시아전은 0-4으로 끌려가던 후반 43분과 후반 추가 시간에 두 골을 넣었다. 10일 모로코전에도 0-3 상황에서 후반 21분 모로코의 후보 골키퍼 레다 타냐우티가 미숙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손흥민이 한 골을 만회했다.

러시아와 경기에서 한국이 두 골을 만회할 때 상대의 압박과 수비는 실종된 상황이었다. 이미 경기가 다 끝난 분위기 속에 영패를 면하자는 한국 선수들의 의지가 빛났다. 하지만 정상적인 리듬의 경기가 이어졌다면 얻기 어려운 만회골이었다.

모로코전도 마찬가지다. 모로코는 주전 골키퍼 무니르 모하메디(28세, A매치 22경기, 누만시아)를 이 경기에 쉬게 했다. 대신 두 번째 골키퍼인 야신 보누(26세, 지로나)를 내세웠다. 한국전이 10번째 A매치였다. 보누는 전반전에 안정적으로 모로코 골문을 지켰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타냐우티(21세, IR탄제르)가 투입됐다. A매치 데뷔전이었다. 부족한 경험을 경기 내내 드러냈다. 펀치 상황도 불안정했고, 구자철을 파울로 넘어트린 동작도 미숙했다.

모로코가 후반전에도 전반전의 선수를 유지했거나, 아예 쉬게한 주전급 선수 일부를 뛰게 했다면 한국이 만회골을 넣는 상황이 오기는 어려웠다. 유벤투스에서 활약 중인 메흐디 베나티아(30세, A매치 52경기)가 모로코 수비의 중심이다. 베나티아가 모로코의 주장이다. 베나티아가 수비를 지켰다면 손흥민이 1년 만의 A매치 득점을 이루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만회골도 위안이 안되지만, 러시아전 4실점, 모로코전 3실점도 행운이 따른 결과다. 최소 5골을 내줄만한 위기 상황이 많았다. 러시아는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모로코도 후반전에 투입된 스트라이커 라시드 알리위(25세)가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포착했으나 슈팅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터키의 마타리스포르에서 뛰는 칼리드 부타이브, 독일 장크트파울리 소속 공격수 아지즈 부아두즈, 왓포드에서 레가네스로 임대된 2선 공격수 노르딘 암라바트가 한국전에 나섰다면 이 기회들을 골로 연결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경기력은 주전이 빠진 모로코에 3골을 내주고, 3골 이상의 실점 위기를 내줄 정도로 부족했다. 

러시아전은 0-5가 될 위기를 넘기고 두 골을 만회했고, 모로코전도 그랬다. 실험이나 평가전이라는 의미를 감안하기에 무력했다. 이론의 여지 없는 완패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승점 1점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 대표 팀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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