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NC 다이노스는 12일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최금강을 예고했다.

의외의 선택이다. 해커의 사흘 휴식 후 등판설이 있었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지킨 선수를 찾는다면 이재학도 있었다. 모두 이날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나왔던 예상들이었다.

하지만 결론은 달랐다. 해커는 5차전(또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대비해 뒤로 빠졌고 이재학은 11일 3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하며 가능성을 지웠다. 최금강이 롯데전에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된 결과로 풀이된다.

NC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면 같은 상황은 또 닥칠 것이다. 선발투수 3명만으로는 포스트시즌을 버티기 힘들다. 게다가 믿었던 맨쉽의 구위가 4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펜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4선발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이재학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다. 최금강과 이재학을 묶든 불펜 투입을 앞당기든 이재학에 대한 활용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이재학은 올 시즌 부진에 빠지며 10승에 실패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두 가지만 던져서는 선발로 버티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지 못했다.

하지만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그는 남들과 같은 체인지업만으로 투 피치를 하며 4년 연속 10승을 거둔 투수가 아니다. 그의 체인지업엔 특별한 무엇이 있다.

이재학은 체인지업의 회전수가 리그에서 가장 많다. rpm이 2645나 된다. 2위 권오준(삼성 2175rpm) 보다 500rpm 가까이 높은 수치다. 볼 좋은 투수의 어지간한 패스트볼보다 회전이 많다. 리그 평균이 1727rpm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얼마나 많이 회전하는지를 알 수 있다.

체인지업은 슬라이더나 커브와 달리 회전이 많은 변화구가 아니다. 오히려 회전축을 낮추고 회전수를 줄여서 종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구종이다. 이재학은 반대로 체인지업에 회전수를 많이 줘서 공을 떨어트린다. 

그러다 보니 각이 날카로우면서 빠르다. 이재학이 좌타자를 상대로 훨씬 좋은 성적(좌타자 피안타율 .272 홈런 6, 우타자 피안타율 .313 홈런 16)을 거두고 있는 이유다. 이재학을 상대한 좌타자들은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왼손 투수가 던지는 빠른 슬라이더 같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차이가 있다면 슬라이더는 투수가 휘두르는 팔의 방향으로 회전이 생긴다면 체인지업은 역방향으로 회전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회전수라도 타자가 느끼기엔 전혀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커브나 슬라이더에 비해 변화가 타자의 최대한 앞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공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사이드암 투수이면서 좌타자에게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소득이다. 우타자 상대가 약해진다는 약점은 있지만 상대성으로는 선발투수로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이재학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6푼7리에 불과했다.

이재학은 12일 4차전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타구에 맞은 부상만 심각하지 않으면 그렇다.

그렇다면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손아섭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또한 롯데가 자랑하는 우타 라인과 상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모아진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게 된다면 이재학은 플레이오프부터 다시 선발로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특별한 체인지업을 무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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