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치로 돌아본 K리그 클래식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이 이제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스플릿 A는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걸고서, 스플릿 B는 강등을 피하기 위해 처절하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전력도, 승점 차도 크지 않은 팀끼리 치르는 맞대결은 곧 '승점 6점'이 걸린 중요 맞대결이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전까지 K리그 팀들은 33경기씩 치렀다. 아직 시즌 종료 전이지만 12개 팀이 모두 모여 치른 경기에서 눈여겨볼 '수치'들을 정리한다.

일단 골을 가장 많이 터뜨린 팀은 전북 현대다. 선두를 달리는 저력은 공격력에서 나오고 있다. 이동국, 김신욱, 에두, 로페즈 등 화려한 공격진에 이재성, 이승기 등 2선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들까지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 '닥치고 공격'은 2017년에도 여전하다.

반대로 전남 드래곤즈는 실점이 가장 많다. 59실점이나 하면서 스플릿 B로 떨어지고 말았다. 역시 좋은 성적을 위해선 탄탄한 수비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남은 나란히 승점 33점을 기록한 상주 상무, 인천 유나이티드보다 높은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결은 바로 공격력. 전남은 이번 시즌 5-0 승리를 2번이나 기록하면서 최다 골 차 승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길 때도 질 때도 화끈한 것이 전남 스타일이다.

팀 득점보다 더 시선을 끄는 것은 득점왕 경쟁이다. 여름까지 '미친' 활약을 하던 조나탄(수원 삼성)이 여전히 19골로 선두다. 30골 고지를 바라보던 조나탄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면서 골 추가에 실패했다. 최근 복귀했으니 20골 고지는 충분히 노릴 만하다. 맹추격하던 데얀(FC서울) 역시 8월 이후로 득점포가 침묵을 지키면서 16골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와중에 등장한 유력 득점왕 후보는 포항 스틸러스의 킬러 양동현이다. 양동현은 최근 5경기에서 2골을 추가하는 등 꾸준하게 득점을 올렸다. 어느새 17골을 기록하며 데얀을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득점왕 말고도 주목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상주의 '주님'이 된 주민규다. 주민규는 26라운드 인천전부터 32라운드 포항전까지 7경기 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이동국, 조나탄과 함께 K리그 클래식 연속 득점 타이를 이뤘다. 11골을 기록하면서 상주의 승점 쌓기에도 크게 기여했다.

K리그의 두 전설, 이동국과 염기훈(수원)도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70득점-70도움 고지에 오른 이동국은 개인 통산 200골 기록까지,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은 통산 100도움까지 두 걸음을 남긴 상태다. 남은 5경기에서 충분히 대기록 작성이 가능한 상태다.

이색 득점도 나왔으니 30라운드 수원전에서 82m짜리 골을 넣은 알렉스(제주), 21라운드 상주전에서 킥오프 뒤 18초 만에 골을 넣은 로페즈(전북)가 그 주인공이다. 긴장의 끈을 놓으면 언제나 골이 터질 수 있는 것이 축구 아니던가.

이번 시즌 두 팀 통틀어 7골이 터진 경기가 가장 치열했던 화력전이었다. 모두 3번 있었는데 21라운드 전남-대구전(전남 4-3 대구), 30라운드 전북-강원전(전북 4-3 강원), 31라운드 포항-강원전(포항 5-2 강원)이었다. 수비 축구가 화두가 되기도 했지만 할 땐 화끈하게 치고받는 것이 K리그 스타일이다.

순위표를 살펴보면 가장 신기한 팀은 울산이 아닐까. 울산은 3위를 달리고 있는 이번 시즌의 확실한 강자다. 그러나 골득실은 고작 +3이다. 1위 전북이 +31, 2위 제주가 +25, 4위 수원이 +18, 5위 서울이 +14를 기록하고 있다. 어떻게 승리를 16번이나 차지할 수 있었나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지만, 경기를 곰곰이 뜯어보면 알 수 있다. 울산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확실하게 승리를 지키는 팀. 1골 차로 승리를 거둔 경기가 14번이나 됐다. 패할 땐 대량 실점하기도 하지만 이기는 경기는 확실히 잡았다는 의미겠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22라운드부터 32라운드까지 11경기와 연기됐다가 9월에 열린 13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12경기에서 무패를 달렸다. ACL 탈락 뒤 흔들렸던 순위도 수직 상승해 선두 전북을 추격하는 2위다. 강원과 수원 역시 시즌 중반 5연승을 달리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강원은 10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 수원은 19라운드부터 23라운드까지 내리 승점 3점을 쌓았다. 비록 상승세 이후에 주춤거리긴 했지만, 미리 벌어둔 승점 덕분에 두 팀 모두 스플릿 A에 안착했다.

구단의 대기록도 나왔다. K리그 통산 500승을 쌓은 클럽이 2개나 나왔다. 울산 현대는 지난 7월 강원과 경기에서 역대 첫 번째 통산 500승 고지에 올랐다. 나란히 500승을 다투다가 옆 동네 울산의 잔치가 먼저 열리는 것을 지켜봤던 포항도 9월 강원과 경기에서 감격의 500승 고지를 점령했다. K리그의 역사를 함께한 두 팀이라 가능했던 대기록이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도 33라운드 제주전에서 통산 200승을 기록했다. 역대 세 번째 기록이지만, 전북에서만 쌓은 승리라 의미는 더욱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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