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감독(왼쪽)과 김경문 NC 감독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쯤되면 단골 매치업이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펼친다.

두산과 NC는 17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고 약 2주 동안 전력을 점검을 하며 플레이오프 대진이 결정되길 기다렸다. 4위로 가을 야구 티켓을 얻은 NC는 SK 와이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 2패를 거두며 3년 연속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질긴 인연이다. 두산은 반갑고, NC는 껄끄럽다. 두 팀은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만났다. NC가 먼저 2승(1패)을 거뒀으나 두산이 4, 5차전에서 승리를 챙기면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해 정규 시즌 3위였던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 4승 1패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두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났다.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두산은 KBO 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93승(1무 50패)을 거둔 저력을 한국시리즈까지 이어 가며 4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NC는 번번이 우승 도전 길목에서 두산에 발목을 잡히며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NC는 4번째 가을 야구를 치르면서 편하게 경기를 치르는 여유가 생겼다. 3번의 가을을 겪은 어린 선수들에게 쌓인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모창민은 "올해는 4년째라 그런지 (어린 선수들이) 긴장을 확실히 덜 하는 거 같다"고 했다. 

이호준, 손시헌 등 베테랑들은 "뭔가 하려고 하지 말고 경기를 즐기자"고 말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은퇴 시즌에 '보너스 경기'를 치르고 있는 이호준은 후배들에게 "내 얼굴 더 보고 싶으면 잘하자"는 진심어린 농담을 던지며 선수들을 하나로 모았다. 6경기를 치르고 올라오면서 지친 상태지만, 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  

▲ 더스틴 니퍼트 ⓒ 곽혜미 기자
마운드 컨디션이나 선발 무게감은 두산이 앞선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 등 이닝이터 능력을 갖춘 4명이 대기하고 있다. 1선발이 유력한 니퍼트는 가을 야구에서 NC 킬러로 활약했다. 2015년 플레이오프 2경기, 한국시리즈 1경기에 나서 2승 2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5년 10월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NC는 에이스 에릭 해커가 15일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나서면서 적어도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는 등판하기 어려워졌다. 1, 2차전은 장현식과 제프 맨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장현식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비자책점) 깜짝투를 펼쳤다. 그러나 장현식과 맨쉽은 아직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두산 불펜과 달리 NC 불펜은 피로도가 쌓여 있다. 원종현이 6경기 모두 나서 7⅓이닝, 이민호 5경기 5⅓이닝, 임창민 4경기 4⅔이닝, 김진성 3경기 2⅔이닝을 던졌다. 두산은 함덕주-이용찬-김강률이 필승 조로 나서고, 이현승 김명신 김승회 김성배 이영하 등이 대기한다.

▲ 나성범(왼쪽)과 재비어 스크럭스 ⓒ 한희재 기자
화력 대결은 장담하기 어렵다. NC는 승리를 거둔 4경기에서 5점 이상 뽑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3번 타자 나성범이 타율 0.370 2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모창민 0.375 2홈런 7타점, 권희동 0.381 4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4번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0.208 1홈런 3타점으로 다소 잠잠했다.

두산은 3번 박건우-4번 김재환-5번 양의지(또는 오재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묵직하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주장을 김재환에서 오재원으로 바꾸면서 김재환이 4번 타자 임무에만 집중하게 했다. 김재환은 지난 10일과 11일 잠실에서 치른 상무와 연습 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리며 기대를 모았다. 박건우도 홈런포를 가동했고, 양의지 오재일 닉 에반스도 타석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또 만나도 질리지 않을 만큼 볼거리는 풍성하다. 단기전 승부사인 김태형 두산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의 지략 대결도 눈길을 끈다. 지난 2년은 두산이 웃었다. 올해는 누가 마지막 순간 미소 짓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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